일명 ‘뇌가 없는 사나이’라고 불리는 한 남성의 사연이 온라인을 통해 재조명되고 있다.
이 놀라운 사연은 최근 MBC ‘서프라이즈’를 통해 세간에 알려졌다.
지난 1980년, 영국 셰필드대학교 재단 병원을 찾은 남성 마크(가명)는 “머리둘레가 너무 큰 것 같다”고 의사에게 털어놨다.
평소에도 두통을 자주 느끼며 머리가 부풀어 오르는 느낌이 들었고, 이상하다고 생각해 병원을 찾게 됐다고 고백했다.
정밀 검진을 위해 뇌 CT를 촬영한 의사 존 로버는 마크의 상태를 보고 경악했다.
의사는 “그에게는 뇌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설명에 따르면 마크의 두개골 속은 뇌 대신 뇌척수액만 가득 차 있던 상태였다.
정상인의 뇌 무게가 1500g인 것과 비교하면 마크에게서는 약 300g의 뇌척수액만 발견됐다. 극단적인 ‘뇌수종’에 시달리고 있었던 것이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마크의 지능에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점이었다.
심지어 그의 아이큐는 126였다. 영국 셰필드대학교의 수학과에 다니고 있었다.
존 로버는 이와 관련해 추가적인 연구를 진행하며 뇌수종 환자 600명의 뇌를 관찰했다.
그 결과 약 60명의 환자가 뇌의 95%가 없는 상태로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의학계에는 큰 파장이 일었고, 일각에서는 존 로버의 연구 결과를 지지하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신경과학자 존 앤드류 아머는 “장기 신경 세포가 뇌 대신 기억을 저장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 장기 이식 수술 후 새로운 경험, 기억, 성향을 갖게 되는 환자들의 사례를 들기도 했다.
의학계에서는 이같은 주장을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뇌의 극히 일부분만을 지닌 채로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한 환자들의 사례는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