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처럼 지나갈 줄 알았던 마카롱의 인기가 여전하다.
이제 웬만한 골목마다 마카롱 집이 하나씩 들어설 정도. 마카롱 맛집을 표시한 마카롱 노선도도 생겼다.
정확히는 마카롱이 아니라 ‘뚱카롱’ 열풍이라고 부르는 것이 맞을듯싶다.
원조 프랑스 마카롱은 동그란 쿠키 모양의 코크 두 개와 그 사이를 채운 필링 비율이 1:1:1 정도다.
이것이 한국에 들어와 코크보다 두세 배 두툼한 필링을 담아 뚱카롱이 됐다.
이를 두고 프랑스인들은 ‘마카롱이 아니다’라고 하지만 ‘맛있으면 다 우리나라 꺼’라며 뚱카롱 부심을 드러내는 이들도 많다.
뚱카롱의 인기에 부르는 이름도 따로 생겼다.
‘K-마카롱’부터 한국식 이름으로 변형해 ‘막가롱’ ‘막갈옹’ 등으로 재미있게 부른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누리꾼이 ‘프랑스 디저트로 잘못 알려진 한식, 막갈옹’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웃음을 선사했다.
자신을 20학번으로 사학과 갈 미래 역사학도라 소개한 글쓴이는 제법 진지하게 썰을 풀었다.
먼저, 미식의 나라 프랑스에서 즐겨 먹는 마카롱이 우리나라 전통 다과인 ‘막갈옹’을 훔친 것이라는 걸 알고 있냐며 흥미를 유도했다.
또, 1886년 강화도에서 병인양요가 일어났을 때 프랑스군이 외규장각 도서와 함께 막갈옹 장인과 막갈옹 비법을 훔쳐 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막갈옹의 한자 풀이는 饃(찐빵 막) 擖(깎을 갈) 臃(부스럼 옹)으로 찐빵 같은 두 개의 막에 깎은 듯 매끄러운 표면과 씹으면 부스럼이 생기는 맛있는 우리의 전통한과라는 것. 이어 우리의 정갈한 막갈옹을 지켜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글쓴이는 자신이 고3이라는 걸 추측할만한 아이디를 사용해 글의 신빙성(?)을 높이며 “외규장각 도서도 그렇고 다른 나라 문화재 죄다 약탈해가서 안 돌려주는거 보고 재미로 글 써봤다”라고 적었다.
누리꾼들도 “애기 때 할아버지가 전통 그대로 손수 만들어주셨었음” “막갈옹 넘 맛있는데 알고 보니 한국 과자 였네 (뿌듯)” 라며 맞장구를 쳤다.
한술 더 떠서 “아버지의 손맛이 막갈옹의 맛을 좌우하지. 그래서 집집마다 막갈옹 맛이 다 다르잖아” “세종대왕님이 즐겨 드셨다고 들었어” “역사책에도 다 기록 남아있잖아” 라며 읽다 보면 진짜인가 싶을만큼 생생한 증언을 덧붙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