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구하려고 몸 던져 수류탄 맞은 군인에게 미국에서 해주는 ‘예우’

By 김연진

지난 2010년, 미국 해병대원 윌리엄 카일 카펜터(William Kyle Carpenter)는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돼 작전을 수행 중이었다.

그런데 적진에서 수류탄 하나가 날아왔다. 수류탄을 발견한 그는 본능적으로 위험을 직감하고 몸을 던졌다. 주변 동료들을 구하기 위해서였다.

온몸으로 수류탄을 맞은 윌리엄은 가까스로 목숨을 부지했으나, 큰 부상을 입고 말았다.

두개골과 얼굴 뼈가 완전히 망가졌고, 턱 한 쪽이 사라졌다. 오른쪽 폐도 으스러졌다. 오른팔에도 중상을 입었다. 온몸에 수류탄 파편이 박혔다.

그가 병원에 도착했을 땐 심정지 상태였다. 죽음의 문턱을 오가는 윌리엄을 살려내기 위해 군의관들은 필사적으로 노력했다.

1st Marine Division

다행히 윌리엄은 의식을 되찾았고, 이후 2년간 40번이 넘는 대수술을 진행하면서 그를 살려냈다. 윌리엄은 전장에서 살아 돌아온 영웅이 됐다.

미국 정부는 윌리엄에게 최고의 훈장이라고 불리는 ‘명예 훈장(Medal of Honor)’을 수여했다.

명예 훈장은 살아서 받는 사람보다 죽어서 받는 사람이 더 많다고 말할 정도로 받기 힘든 최상위 훈장이자, 미군으로서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영예다. 명예 훈장을 받은 군인에게는 엄청난 혜택이 주어진다.

우선, 명예 훈장 수여자에게는 계급과 상관없이 누구나 먼저 거수경례를 해야 한다. 의원, 총리, 장군, 심지어 대통령도 먼저 경례한다.

또 수여자의 이름은 명예의 전당에 영원히 기록된다. 영웅을 역사가 기억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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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혜택 유무와 상관없이 월 1027달러(한화 약 114만원)의 연금을 받는다. 물가상승률에 따라 연금도 오른다.

평생 의료혜택을 무료로 받을 수 있으며, 수여자의 자녀가 미 사관학교에 진학하는 것을 희망한다면 100% 입학할 수 있다.

해외에 나가면 미 대사관, 영사관의 무조건적인 지원을 받는다.

특정 상황에서 미 공군을 소환할 수 있다. 미 공군을.

국가의 모든 공식적인 자리에 초청을 받으며, 귀빈석에 앉는다. 특별 자동차 번호판이 지급돼 어딜 가도 시민들이 알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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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여자가 공공장소, 공공기관을 방문하면 방송으로 이 사실을 알린다. 시민들은 기립박수로 수여자를 맞이하며 경의를 표한다.

사망할 경우 최고명예장이 치러지며, 국립묘지에 안장되는 것은 당연하다.

이것이 미국 정부가 영웅을 대우하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