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암으로 쓰러지셔서 사채를 썼습니다.”
지난 16일 서울대 재학생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 안타까운 사연의 글이 게시됐다.
자신을 공대 신입생이라고 소개한 A씨는 “정말 상황이 좋지 않아 글을 올린다”라며 운을 뗐다.
A씨는 지난 6월 어머니가 암으로 쓰러지면 실직한 아버지가 치료비로 사채를 쓰게 됐다고 적었다.
이어 자신도 사채로 200만원 빌려 아버지를 도왔지만 과외를 해도 도저히 이자를 감당할 수 없어 사채업자의 독촉 전화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A씨는 “도와주시면 꼭 상환하겠다”며 도움을 요청했고 이에 동문들의 따뜻한 손길이 이어졌다.
A씨의 계좌로 최소 천만원 이상이 송금된 것으로 추정됐다.
200만원 빚을 갚고도 남을 돈인데도 A씨는 남은 돈에 대해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다.
이에 의문을 품은 이들이 오픈채팅방을 열어 A씨에게 통장 거래내역 공개를 요구했다.
그 과정에서 사채로 허덕인다는 그가 평소 택시비와 식비 등으로 많은 돈을 쓰고 있었다는 게 드러났다.
A씨는 이런저런 핑계로 변명을 이어갔다.
결국 몇몇 후원자들이 끝까지 추궁한 결과 모두 사기극이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심지어 추궁당하는 과정에 아버지를 전화 연결해 준다며 사채업자를 바꿔주는가 하면 어머니와 주고받은 가짜 카톡을 보여주기도 했다고.
A씨는 지난 19일 실명으로 “선의로 도와주신 선배님 및 동문 여러분들께 정말 죄송하다. 학교 입학 후 6월부터 스포츠 토토를 하게 됐다”라며 “금액이 점점 커져 부모님께 사실대로 말하지 못하고 사채업자의 돈을 썼다”라고 사과문을 올렸다.
이어 그는 “어머니는 암투병한 적은 있으나 이미 완치됐다. 집에 돈이 급한 상황도 아니다. 정말 죄송하다. 모든 책임을 달게 받겠다”라며 실명과 전화번호를 모두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