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전 살인자를 얼굴만으로 체포? 중국 안면인식 기술의 내막

By 정경환

2017년 중국은 1조 2400억 위안(한화 약 209조 원)을 들여 자국 내 보안·감시 기반을 마련했다.

중국의 보안 전문가는 “중국 경찰이 첨단 기술 기반의 정보 염탐 행위에 몇 년간 300억 달러(34조 원)를 추가 투입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중국의 치안감시 시스템은 ‘티앤왕(天網·하늘의 그물)’으로 불린다. 이는 노자의 ‘하늘의 그물은 성긴 것 같지만 악인은 결코 빠뜨리지 않는다’에서 유래했다.

지난 달 28일 중국에서는 고속도로 요금소에서 화장실에 가기 위해 차를 세운 한 여성을 긴급 체포하는 일이 보도되었다.

이 여성은 17년 전 남자 친구를 살해한 수배자로 요금소에 설치된 안면인식 카메라에 찍히기 전까지 광저우, 상하이 등으로 몸을 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SBS뉴스 캡처

또한 19년 전 1만 4천 명을 상대로 한화로 약 200억 원이 넘는 돈을 가로채 사라진 사기 용의자가 하얼빈에서 붙잡혔다.

그는 6번이나 신분증을 바꿔가며 경찰을 따돌렸지만 안면인식 기술은 사진 속에만 남아있던 19년 전 그의 얼굴을 현재의 얼굴과 동일인으로 인식한 것이다.

중국 전역에 설치된 2억 대 가까운 감시 카메라의 장점만을 부각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14억 인구를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며 감시·통제하는 전체주의 사회를 구축하려는 중국 공산당 인권침해 문제를 우려했다.

중국은 최근까지도 불교와 지하교회 등 종교인과 파룬궁 수련자들을 강도 높게 박해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첨단 기술의 도입은 국민의 모든 일상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신 마오쩌뚱 시대를 도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 조지소로스 | 게티이미지

세계적인 투자자 조지 소로스 회장은 최근 열린 스위스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독재 정권들이 정보기술(IT)을 이용해 만든 국가 주도의 국민 감시 시스템이 민주 사회를 위협하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며 “시 주석은 주민을 억압하는 독재자로, ‘열린 사회’의 가장 위험한 적”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