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트, 별, 소라….” 신비한 모래 속 세계

By 이 충민

과거 석가모니는 하나의 모래알 속에 ‘삼천대천세계(三千大天世界)’가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하나의 모래알이 하나의 우주와 같다는 것이다. 실제로 모래알 속 세계는 어떨까?

하와이 대학 천문학 연구소의 게리 그린버그(Gary Greenberg) 박사는 하와이, 아일랜드, 일본, 버뮤다 제도 해변 등에서 모래를 수집해 그가 발명한 3D현미경으로 확대 사진을 찍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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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찍은 모래알들은 하나하나가 마치 반짝이는 파편처럼 아름다운 형태를 띠고 있다. 다양한 색상와 투명도를 자랑하는 모래들로부터 심지어 하트, 소라, 별, 소용돌이 등 각종 생김새를 지닌 모래까지 정말 석가모니가 말한 ‘삼천대천세계’로 불릴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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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이 모래들을 찍는 일은 사실 쉽지 않다. 모래입자가 매우 작아 확대 촬영하면 영상이 쉽게 깨지기 때문에 뛰어난 촬영기술이 필요하다.

보통 모래알 하나를 찍기 위해서는 수십 장의 사진을 각도만 약간씩 다르게 촬영하고 그 사진들을 소프트웨어로 합성하여 결과물을 만든다. 각각 모래알 사진들이 단순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실제로 모래알 하나에 수시간 정도의 촬영 시간이 요구되는 끈기가 필요한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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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버그 박사는 13살 때 아버지로부터 아름다운 현미경을, 할아버지로부터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노트 복사본을 선물로 받은 후 인생이 바뀌었다고 말한다. 그는 당시 “예술과 과학은 통합될 수 있다”“양쪽 모두 자연과 인간을 찾는 길”이라는 점을 깨달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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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버그 박사가 지금까지 찍은 작품들은 모래알 외에 꽃, 음식, 인체 등의 확대 사진도 있다. 다양한 색채와 형상을 띠고 있는 이 마이크로 세계들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웅대하고 아름다운 것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