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이나 뜸을 놓는 자리인 경혈의 존재를 과학적으로 처음 확인했다고 한국한의학연구원이 16일 밝혔다.
경혈은 한의학에서 침이나 뜸을 놓는 자리다.
연구팀은 경혈의 실체 규명을 위해 대장염과 고혈압 동물 모델에서 특수 염색을 통해 피부 표면에서 경혈을 가시화시켰고, 거기에 침 자극을 주어 질병이 치료되는 효과를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 같은 실험을 통해 질병에 따른 피부 민감점과 경혈이 약 70% 이상 일치함을 증명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대장염 질환을 유발한 실험용 쥐의 경우, 민감점은 십이경락 중 소화기 질환과 연관된 경락(족태음비경) 부위를 따라 발현했으며, 75%가 혈자리와 일치했다.
고혈압을 유발한 동물 실험에서도 에반스 블루 약물을 통한 가시화된 민감점이 심장과 관련 있는 수궐음심포경 등의 경혈 위치와 67% 일치했고, 가시화된 경혈에 자극을 받은 실험군에서 혈압이 감소됐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면역 염색을 통해 에반스 블루가 공통적으로 가시화된 부위에서 민감해진 생체조직에 발현되는 신경펩타이드인 CGRP(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타이드)가 발현해, 실제 경혈에서 세포반응이 일어났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경혈경락체계의 실체를 설명한 것은 학계에서 이번이 처음. 해당 연구결과는 세계적 과학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게재됐다.
김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