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별 지구가 푸른 것은 지표면의 2/3를 덮고 있는 바다 덕분이다.
그런데 지구 깊숙한 곳에 숨겨진 바다가, 그것도 지상만큼이나 넓게 존재한다면?
소설이나 영화에서 제기되던 제2의 바다설을 뒷받침하는 유력한 증거가 발견됐다.
미국 뉴멕시코대학·노스웨스턴 대학 공동연구진은 지구 내부에 지상만큼 넓은 제2의 바다가 존재한다는 증거를 찾았다.
바다가 위치하는 곳은 맨틀 중상부다. 맨틀은 지하 30km부터 2900km까지 존재하는 두꺼운 암석층으로 지구 부피의 70%를 차지한다.
제2의 바다가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곳은 깊이 410~660km 부분의 맨틀 전이대다.
이를 입증하는 증거물은 링우다이트(ringwoodite) 결정.
캐나다 앨버타 대학 연구진이 찾은 이 결정은 강한 열과 압력으로 만들어지는데 이 속에서 물 분자가 발견됐다.
링우다이트 결정 속 물 함량은 1%에 그쳤지만, 맨틀 전이대에 분포한 엄청난 양을 계산하면 바다의 존재를 추정할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혹시 이 물이 지표면에서 새어 들어가거나 다른 지형에서 흡수된 것은 아닐까?
여기서 뉴멕시코대학·노스웨스턴 대학 공동연구진이 등장한다.
연구진은 실제 맨틀 전이대와 비슷한 환경을 조성하고 링우다이트를 생성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리고 지표면 아래 실제 맨틀 전이대 지진파를 분석해, 실험실 환경과 비교했다.
이 결과 실험실에서 일어나는 현상이 실제 맨틀 전이대에서도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진파 분석결과 링우다이트는 맨틀 하부로 내려갔다가 다시 전이대 부근으로 올라갔는데, 이는 해당 영역이 물이 저장될 수 있는 가장 안정적인 환경을 암시한다는 것이다.
맨틀 전이대는 지구 내부에서 물을 제어하는 중요한 영역으로 알려졌다.
뉴멕시코 대학 지진학자 브랜든 쉼트 박사는 “이번 연구는 지구에서 물이 순환하는 신비로움을 이해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는 미국과학진흥협회(AAAS)가 발간하는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 사이언스에 실렸다.
한편, 워싱턴 주립대 지진학자 마이클 위세션 박사 연구진도 지진파를 통해 지구 내부를 관측한 비슷한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위세션 박사 연구진은 지구 내부를 관통해 전달된 지진파 60만건을 분석한 결과, 아시아 일대 지각 아래에서 지진파의 기세가 꺾이거나 약해지는 현상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물이 있다고 가정하면 매우 잘 들어맞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물에서는 지진파가 약간 늦춰진다.
<지구 속 바다의 존재를 다룬 유튜브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