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의 경전인 성경에는 ‘라자로’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그는 죽은 지 4일이 지나 무덤에 묻혔지만 예수가 “라자로, 나오시오”라고 하자 제 발로 무덤에서 살아나온다.
죽은 사람이 깨어나는 ‘기적’은 문헌으로만 전해지는 것이 아니다. 드물지만 현실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올해 1월 영국 BBC는 스페인 현지언론은 인용해 감옥에서 숨진 채 발견된 29세 남성이 몇 시간 뒤 해부대 위에서 깨어났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수감자 곤살로 몬토야 지머네즈(Gonzalo Montoya Jiménez)는 사망판정을 받고 시체안치실로 옮겨졌으나 사인규명을 위해 부검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코를 골고 있는 상태로 발견됐다.
올해 6월 남아프리카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보고됐다.
미국 ABC7은 남아프리카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여성이 현장에서 사망판정을 받아 시체안치실로 옮겨졌으나 몇 시간 뒤 의료진이 재검하는 과정에서 호흡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 여성은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회복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2014년에는 아프리카 케냐에서 폴 무토라(Paul Mutora)라는 남성이 농약을 먹고 숨졌다가 15시간 만에 깨어나 시체안치실 직원들을 놀라게 한 사건이 전해졌다.
KENIA.- Lo último que recuerda el joven keniata Paul Mutora antes de despertarse en una morgue de Nairobi rodeado de…
Posted by Noti Show Gospel on Wednesday, January 15, 2014
가족이 이미 시신 확인까지 마친 상태에서 살아난 무토라는 이후 의식을 회복하고는 “자살하려 했지만 못 죽었다. 아버지께 죄송하다”고 한 것으로 보도됐다.
같은 해 폴란드에서는 자니나 콜위츠키(Janina Kolkiewicz)라는 여성이 영안실 냉장고에 안치됐다가 11시간 만에 깨어나 차와 음식을 먹고 싶다고 한 일이 알려졌다.
91-year-old Janina Kolkiewicz, of Ostrow Lubelski, awoke in the morgue — several hours after being pronounced dead. >>…
Posted by KIRO 7 News on Sunday, November 16, 2014
또한 그해 2월 중국 광시성에서는 리슈펀(黎秀芬·65)씨가 숨진 채 발견돼 관에 넣어졌으나 6일 뒤 부엌에서 죽을 끓이는 모습이 가족들에게 발견됐다.
고인을 애도하며 관 뚜껑에 못을 박지 않고 며칠간 향을 피운 가족들은 리씨의 멀쩡한 모습을 보고는 놀랐지만, 리씨는 되레 “왜 날 관에 넣었냐”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심폐소생술을 시행했으나 실패한 상태에서 자발적으로 다시 살아나는 현상을 의학계에서는 ‘라자로 증후군(Lazarus syndrome)’이라고 부른다. 앞서 소개한 라자로에서 유래됐다.
나자로 증후군은 1982년부터 의학문헌에 기록돼 적어도 38회 이상 보고됐다.
영국 의사 아디야마(Vadamurthy Adhiyama)는 2007년 영국 왕립의학학회지에 게재한 논문에서 심폐소생술을 중단한 상태에서 살아난 사례 38건을 수집해 발표했다.
아디야마 박사는 “죽음은 일회적인 사건이 아니라 하나의 프로세스”라며 “사망선언은 심폐소생술을 중단하고 최소 10분 후에 내릴 것을 권장한다”고 밝혔다.
그 근거로 “라자로 현상은 심폐소생술 중단 후 10분 이내에 발생한 경우가 82%다”라고 전했다.
산 사람을 죽은 것으로 잘못 판단해 생매장하는 일을 막기 위한 노력은 역사적으로 이뤄져 왔다.
19세기 서유럽권에서는 생매장을 예방하기 위해 죽은 시신에 뜨거운 물을 붓거나 칼로 살짝 찔러 확인했다.
의학계에서는 라자로 현상에 대해 몇 가지 가설을 내놓고 있다.
하나는 심폐소생(CPR)과정에 흉강에 쌓인 스트레스가 심폐소생 중단 후 서서히 풀리면서 심장이 다시 뛸 수도 있다는 가설이다.
그 외 아드레날린, 심근압박, 고칼륨혈증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그러나 모든 사례에 적용되지 않는데다 몇 시간 후 되살아나는 현상은 설명되지 않아 추후 규명이 필요한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