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3년,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미국 과학진흥협회 연례총회(AAAS)에서 페르미연구소의 유명 물리학자 조지프 린킨 박사가 어두운 표정으로 우주 종말론을 꺼냈다.
린킨 박사는 “현재의 물리학 지식으로 계산한 결과, 나쁜 소식이 있다”며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는 극도로 불안하며 어느 한순간에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린킨은 2012년 7월 검출된 ‘신의 입자’ 힉스를 이용해 계산해 본 결과, 현재 우주를 구성하고 있는 입자들이 ‘안정화’와 ‘준(準)안정화’의 경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우주가 팽창하면서 이런 안정성은 무너지기 쉬운데 그 결과 우주를 가득 채우고 있는 일종 거품에서 새로운 우주가 생겨나고 이것이 급속도로 팽창하면서 현재의 우주를 집어삼키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비눗방울들이 서로 터뜨리지 않으면서 합쳐지는 것과 같은 원리”라며 “이 같은 현상은 빛의 속도로 일어나고 와이퍼로 우주를 닦아내는 것처럼 발생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종말을 전혀 인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종말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린킨의 이 같은 주장은 처음이 아니다. ‘다중우주론’으로 유명한 이론 물리학자 마이클 터너와 프랭크 윌첵은 1982년 과학저널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미 이런 진공 거품이 우주를 삼킬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린킨 박사가 우주의 구조를 계산해낸 힉스 입자는 2012년 7월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가 거대강입자가속기(LHC)에서 검출해낸 것이다. 힉스는 137억년 전 빅뱅(대폭발) 이후 우주에 생성된 모든 입자에 질량을 부여하고 사라진 것으로 추정되며 ‘신의 입자’로도 불리고 있다.
1960년대 피터 힉스 영국 에든버러대 교수를 비롯한 여러 과학자가 힉스의 존재를 예측한 이후 롤프 호이어 CERN 소장이 이를 발견해 2012년 최고 과학 성과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