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주에서 체류한 우주비행사의 유전자가 바뀌었다는 충격적인 보도가 나왔지만 결국 오보로 드러났다.
CNN, 워싱턴포스트(WP)를 비롯한 유수의 미국 언론들은, 미 항공우주국(NASA) 연구 결과라면서 국제우주정거장에 1년 여 동안 체류한 스콧 켈리의 유전자 중 7%가 지구로 귀환한지 2년이 지난 지금도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오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일부 매체들은 스콧이 국제우주정거장으로 가기 전에는 일란성 쌍둥이 동생과 유전자가 똑같았으나, 지금은 일치하지 않아 더 이상 일란성 쌍둥이로 볼 수 없다고도 보도했다.
그러나 이는 오보였다. 스콧은 뉴스위크지의 해당 기사에 직접 리플을 달아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고, 유전학자들도 잘못된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빗발치는 문의에 NASA는 16일 워싱턴포스트(WP) 등 매체들이 자신들의 보고서를 잘못 이해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며 해명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나사는 스콧의 DNA는 우주여행 전이나 뒤나 그의 일란성 쌍둥이 형제는 물론 다른 사람들의 DNA와 기본적으로 똑같다고 강조했다.
만약 DNA의 7%가 달라졌다면 스콧은 전혀 다른 생물 종이 되어 돌아온 셈이 되기 때문이다. 인간과 원숭이는 유전자가 95% 이상, 인간과 더 가까운 침팬지 등은 99% 이상 같다.
스콧에게서 달라진 것은 유전자 자체가 아닌 유전자 ‘발현’이다. DNA가 전사되고 작동하는 방식에 일부 변화가 있었던 것. DNA의 발현은 환경적 요인들에 의해 바뀔 수 있다.
이런 DNA 발현은 후천적 환경에 의해 바뀌고 선천적으로 물려받은 것처럼 후손에게도 유전되는데 이런 의미에서 ‘후성’ 또는 ‘후성유전’이라고 한다.
NASA는 우주 장기 체류로 인한 스콧의 DNA 발현 변화의 정도는 생각보다 작은 것이라면서 “예컨대 등산이나 스쿠버를 할 때 받은 자극에 몸이 반응해 변한 규모”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충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