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리버풀 대학의 마이클 베렝브링크 박사는 붕어의 생존능력에 대해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겨울철 오랜 시간 꽁꽁 얼어 있는 연못 아래서 붕어가 어떻게 생존하는 거지?’
겨울철 연못의 표면이 얼어버리면 수중으로 산소 공급이 차단되는 바람에 얼마 지나지 않아 물속은 무산소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마이클 박사는 산소 공급이 차단된 상태에서 붕어가 어떤 방식으로 살아남는지 관찰했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마이클 박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금붕어는 산소가 결핍될 경우, 탄수화물을 젖산이 아닌 알코올로 전환시키는 효소 ’피루브산탈카르복시(pyruvate decarboxylase)’를 활성화 해 생존한다”고 말했다.
결국 붕어는 스스로 생성한 알코올에 둘러싸여 산소가 부족해도 꽁꽁 얼어버린 연못이나 호수 아래서 4개월~5개월을 살 수 있었다.
이러한 ‘알콜 생성 능력’은 다른 동물에서는 발견할 수 없는 독보적인 생존 능력이었다. 사람의 경우 산소가 부족하면 체내 탄수화물을 젖산으로 전환하며 젖산이 체내에 쌓이면 치명적인 부작용을 일으켜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된다.
연구 결과 붕어가 배출하는 알콜을 계산해보니 100mL당 약 55mg로 혈중 알콜 농도 0.055% 수준이었다. 우리나라의 음주운전 기준치인 0.05%를 훨씬 넘는 수치.
마이클 박사는 “알콜 생성은 붕어 중에서도 금붕어와 잉어가 가장 뛰어나다”다며 “만일 당신이 키우는 금붕어가 비틀거린다면 자신이 만든 알콜에 취한 상태일 지도 모른다”고 농담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