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화성에 물이 흘렀다는 것은 이미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물이 있었다는 것을 넘어 거대한 바다가 존재했고 물의 순환도 지구와 비슷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런던자연사박물관의 행성 과학자 조엘 데이비스 박사는 고대 하천으로 추정되는 ‘히파니스 계곡(Hypanis Valles)’ 하구 유역의 침전물 형태를 분석한 결과, 상당한 양의 물이 거대한 물을 만나면서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과학저널 ‘지구·행성과학 회보(Earth and Planetary Science Letter)’ 최신호에 밝혔다.
히파니스 계곡은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화성 탐사로버 ‘엑소마즈(ExoMars) 2020’의 착륙 후보지로 삼은 곳이다.
데이비스 박사는 이곳이 지구에서 강물이 바다와 만날 때 유속이 느려지면서 침전물이 쌓여 삼각주가 형성된 것과 비슷한 형태를 띠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각주 형태의 지형은 남쪽의 고지대와 북쪽의 저지대로 갈리는 곳에 형성돼 있다.
데이비스 박사는 논문에서 “고대 화성에 대양이 있었다면 강과 호수, 바다가 상호 작용을 하며 지구와 같은 물의 순환이 이뤄졌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지구와 같은 물의 순환은 약 37억년 전까지 활발하게 이뤄지다가 그 이후에 무너지기 시작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화성 기후가 춥고 건조해지면서 수위가 500m 가까이 낮아졌으며 이 과정에서 히파니스 삼각주도 바다 쪽으로 더 확대된 것으로 추정됐다.
그는 “우리 연구가 대양의 존재에 관한 확고한 증거를 제시한 것은 아니지만 이런 지질학적 특성은 다른 것으로는 설명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했다.
과학자들은 화성 분화구에서 강물이 호수로 흘러들며 생겼을 것으로 추정되는 삼각주 형태의 지형을 발견했지만 이번처럼 거대한 구조는 아니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