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 등산, 다이빙 등 놀기를 좋아했던 한 젊은이가 강도에게 머리를 강타당한 뒤 ‘수학 천재’로 변신했다.
2002년 9월 13일, 미국 워싱턴의 가구 세일즈맨 제이슨 파젯(당시 31세)는 시내 한 거리에서 노래방에 다녀오다 가죽 재킷을 노린 강도에게 머리를 강하게 맞고 정신을 잃었다.
병원으로 후송된 파젯은 며칠간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하다가 기적적으로 의식을 회복했다.
고등학교를 중퇴해 미적분도 떼지 못했던 파젯은 그 후 ‘수학 천재’로 변신했다. 주위의 모든 사물이 수학공식으로 보였고, 눈앞에 각종 기하학적 형태가 떠오르기도 했다.
파젯은 또 복잡한 현상을 ‘프랙탈’이라 불리는 수학 도식으로 바꾸는 능력도 갖게 됐다. 예를 들어, 3.14로 시작하는 무한대의 값 ‘원주율(π)’을 프랙탈 형태로 그릴 수 있는 세계 유일의 사람이 된 것.
파젯의 뇌를 조사한 미국 미주리대 신경과학과 베리트 브로가르드 교수는 “강도사건 당시 충격으로 수학적 능력을 좌우하는 뇌의 기능이 활성화된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브로가르드 교수는 “파젯의 경우 ‘서번트 신드롬(자폐증과 같이 뇌 기능 장애를 갖고 있지만, 일반인과는 다른 천재성을 동시에 갖는 현상)’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며 “과학적으로 정확한 원인을 찾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파젯은 우주의 수학적 본질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는 있었지만, 대학을 마치지 못했었고 제대로 된 학문적 훈련도 받지 못한 상태였다. 그래서 그는 정수론을 공부하기 위해 다시 대학으로 돌아가겠다고 결심했다.
그 후 그는 알래스카 앵커리지대학에 입학한 후 본격적인 수학 연구에 매진하고 있으며 유명 강연회 TED에서 연설하기도 했다.
그의 근황은 다음 페이스북 계정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