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K-9 자주포 사격훈련 중 발생한 폭발 사고로 전신에 화상을 입은 이찬호 씨의 근황이 알려졌다.
앞서 지난해 8월 강원도 철원에 있는 육군 훈련장에서 북한의 화력 도발에 대비한 사격 훈련을 하던 중 K-9 자주포가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3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부상자인 이찬호 씨는 몸의 55%에 화상을 입었고 당시 폭발 충격으로 얼굴 부분에 심한 골절상도 입었다.
찬호 씨는 지난 18일 페이스북에 사진을 올리며 “흉터는 상처를 극복했다는 이야기… 그대들의 흉터에 박수를 보냅니다”라며 “누구든 상처 하나쯤은 있겠죠. 마음의 상처든 뭐든. 그 상처가 잘 아물길. 흉터는 상처를 극복했다는 증거니까요”라고 적었다.
17일에도 화상을 입은 팔 사진을 올리며 “불꽃 주먹을 쓸 순 없지만 연마하면 주먹을 쥐었다 필 수는 있겠지”라며 긍정적인 마인드가 담긴 게시글을 올렸고 이 사진에도 많은 이들이 응원의 댓글을 남겼다.
사고 이후 찬호 씨는 쉽지 않은 길을 걸어왔다. 1년이 지난 올해 8월에도 찬호 씨는 여전히 외롭고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었다.
당시 ‘자주포 폭발사고로 전신화상을 입은 장병을 치료해 주시고 국가유공자로 지정해 주십시오’라는 찬호 씨의 청와대 청원은 30만명이 넘는 동의를 얻으며 큰 관심을 모았지만 거의 묵살된 것으로 알려졌다.
찬호 씨는 당시 “국민청원이 이뤄지고 청와대 답변이 나왔지만 실상 달라진 것은 없다. 국민청원에 다들 속은 것”이라며 “그나마 제공받던 식비, 숙소, 차량 지원 등도 시간이 지나면서 사라졌다”고 언급한바 있다.
또 그는 화상을 입으면서 “(배우의) 꿈을 접었다”고 말해 더욱 안타까움을 샀다.
그는 “눈 깜짝할 사이에 1년이 지났지만 아직 어떠한 보상과 진상규명은 없었습니다”라며 “저는 여기서 끝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의지를 다잡기도 했다.
그 와중에도 “많은 응원과 관심이 저를 살린 것 같다”며 자신을 응원해준 한 고3 여학생의 이야기를 올려 공감을 받기도 했다.
네티즌들의 응원과 지지 덕분이었을까? 사연이 온라인에 확산된 바로 다음 달인 9월부터 찬호 씨는 마침내 국가유공자로 지정될 수 있었다. 치료비 및 재활 후 취업 및 교육 등을 받을 수 있게 된 것.
그렇다면 지금 국가유공자가 된 찬호 씨의 심정은 어떨까? 몇 차례 수술을 앞두고 있는 찬호 씨는 지금도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찬호 씨는 22일 위키트리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분들이 제 아픈 모습과 힘든 과정을 보았기에 SNS에는 나름 유쾌한 게시글을 올리고 있습니다”라며 “저는 모든 사람의 힘듦을 조금이나마 안아 주고 싶습니다. 사실 저도 많이 힘든데… 더 이상 힘든 걸 보여드리는 것 보다는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수술 수차례를 남겨 두고 있습니다”라며 “너무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지만 SNS로 많은 분들과 소통을 하면서 힘을 얻고 있습니다”라고 근황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