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w.ap.ntdtv.com 2010-09-23]
앵커:
한국음식이라고 하면 김치, 갈비, 비빔밥이 유명합니다. 음식에는 지역의 고유한 요리방식과 역사적, 문화적인 이야기가 담겨있는데요. 나라 경제가 어려웠던 6ㆍ70년대의 한국 대구지방에서 즐겨 먹던 음식도 한번 구경해보시죠.
기자:
10월 7일부터 사흘간 대구 EXCO에서 열린 음식박람회에는 다양하고 화려한 음식들이 선보인 가운데 대구지역의 근대사 음식이 전시되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한국의 경제규모는 현재 세계 14위이지만, 6 · 25 한국전쟁 이후 경제가 매우 힘들었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김정숙(金貞淑), 매창전통음식연구원 원장:
“6 · 25가 일어나면서 이북에 계신 분들이 대구에 내려와서 이북(북한)의 순대(血腸) 를 소개하면서 이 순대가 생겼는데, 여기에 피밖에 안 들어갔어요. 돼지 피 있죠. 대창(돼지창자)에다가 피만 넣어서 만든 피순대예요.”
60년대 서민들의 음식은 당시의 가난했던 상황을 잘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상당수의 젊은 층들은 경험하지 못했기에 이해하지 못할 지도 모릅니다.
“현재는 이게 현대인의 입맛에 안 맞는다고 해서 당면도 넣고, 찹쌀도 넣고..야채도 같이 넣어서…”
요즘 대구 젊은이들도 즐겨 먹는 납작만두와 북성로(北城路) 불고기의 모태가 된 음식도 눈에 띕니다.
납작만두는 유일하게 대구에서만 맛볼 수 있는 소가 없는 특이한 만두입니다.
김정숙(金貞淑), 매창전통음식연구원 원장 :
“대구지방 사람들이 특징이 느끼한 맛을 싫어해요. 이건 담백한 맛. 안에 소도 거의 들어있지 않고. 야채만 넣어서. 고기가 들어가지 않았어요.”
김정숙(金貞淑), 매창전통음식연구원 원장:
“서성로(西城路)돼지고기도 잊혀져 가는 음식이에요. 여기에서 파생된 북성로 돼지고기는 지금도 많이 팔리고 있는데.”
서성로 돼지고기가 삶은 고기의 푸짐하고 담백한 맛이었다면, 양념한 고기를 연탄불에 구워내는 북성로 돼지고기는 달짝지근하면서도 직화로 구운 특유의 맛 때문에 포장마차 술 안주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6ㆍ70년대 당시 대구는 문학의 도시라 불리 울 만큼 시인들이 많았던 곳이기도 했습니다.
김정숙(金貞淑), 매창전통음식연구원 원장 :
“옛날 대구지방에는 문인들이라든지 예술인들이 많이 살고 있었어요. 그 분들이 많이 드셨던. 막걸리 한잔에 도로메기 안주를 해서 드셨대요. “
싸고 푸짐하여 70년대 당시 대학생들에게 인기가 좋았던 닭 모래주머니 튀김음식은 아직도 인기만점 메뉴입니다.
김정숙(金貞淑), 매창전통음식연구원 원장 :
“70년대 초에 평화(平和)시장 골목에서 개발된 음식. 지금은 되게 인기가 많아요. 아예 시장 자체가 형성되어 있을 정도로.”
지리적으로 바다와 먼 대구는 싱싱한 활어를 맛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무침회를 개발해냈습니다.
김정숙(金貞淑), 매창전통음식연구원 원장”
`대구에는 활어가 없어요. 바다가 없으니까. 육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논고동이나 소라, 그리고 아나고, 삶은 오징어를 넣어서 야채와 함께 무쳐서 매콤하게 해서 먹는 음식. 반고개 무침회가 있어요”
화려한 고급 음식은 아니지만 민중들의 정서와 역사가 녹아있는 한국 서민문화입니다.
한국 대구에서 NTD 뉴스 강문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