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5년 8개월 만에 한국 분실물이 발견됐다.
최근 기상청은 지난 2014년 제주도 서귀포에서 유실된 기상청 해양관측장비가 올해 4월 미국 캘리포니아 멘도시노 곶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해류를 따라 횡단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파도와 바람을 관측하는 해당 관측장비는 지름 70cm의 노란색 동그란 공 모양 기상관측장비다.
장비 밑에 끈으로 연결된 무거운 추를 달고 바다에 띄우면 한 자리에 고정된 채 떠 있게 된다. 우리나라 동해, 서해, 남해안에 60여 개가 설치된 장비기도 하다.
이번에 미국에서 발견된 장비는 제주도 서귀포 앞바다에서 파고를 관측하는 역할을 했다.
그러던 지난 2014년 7월, 제12호 태풍 나크리 때문에 지점을 이탈했다.
이탈 다음 날까지 휴대폰 통신으로 위치를 충실히 교신하던 장비는 안타깝게도 이내 연락이 끊겼고 그렇게 어디론가 사라져 실종됐다.
그렇게 흘러 흘러, 망망대해를 헤매, 태평양을 가로질러, 긴 여행 끝에 9,065km 떨어진 미국 캘리포니아 해안가에서 발견된 장비.
유실된 지 5년 8개월, 2,077일 만이었다.
해안가를 거닐다 이 낯선 물체를 발견한 미국 해양대기청 직원은 해양연구소에 알렸고, 이를 통해 수소문 끝에 한국 기상청으로 표류 소식이 전해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렇게 유실된 장비가 몇 년 뒤 다른 나라에서 발견되는 경우는 매우 드문 일이다.
기상청은 장비가 태평양의 시계방향 해류에 따라 표류해 그곳까지 떠내려간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면서 “태풍 등의 영향을 고려하지 않았을 때 하루에 4.4km씩 이동해 태평양을 건넌 것”으로 파악했다.
다만 장비는 비용 문제 등으로 인해 반환받지 않고 현지에서 폐기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고 기상청 관계자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