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촉촉이 내린 25일 서울 명동 중국대사관 인근 인도에 노란 옷차림의 사람들이 모였다.
국내 파룬궁 수련자인 이들은 1999년 4월 25일 중국에서 진행됐던 평화청원을 기념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지나가는 시민들을 향해 20년 전 이날 발생했던 사건을 “기억할만한 일”로 소개하며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는 중국 내 파룬궁 탄압 실상을 알렸다.
파룬궁은 중국의 명상수행법으로 90년대 초 인기를 얻으며 수련자들이 급증하다가 90년대 말 ‘사회 안정을 해친다’ ‘미신을 퍼뜨린다’ 등의 이유로 중국 공산 당국의 탄압을 받게 됐다.
국내외 파룬궁 수련생들은 이러한 탄압이 부당하고 중국 공산 당국이 파룬궁을 악의적으로 왜곡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당시 중국 공산 당국이 관영언론을 통해 탄압 정당화를 위해 흑색선전을 퍼뜨렸고 정보가 차단된 외신이 대부분의 내용을 그대로 인용하면서 전 세계인에게 잘못된 인상을 조성했다는 것이다.
그중 대표적 사례가 ‘4·25 평화청원’이다.
이 사건은 원래 중국 내 파룬궁 수련생이 중국 당국이 대화로 문제해결을 약속하고 평화롭게 해산한 사건이었다.
당시 시민 1만명이 중국 고위층 집단거주지 중난하이에 운집해 대화를 요청했고 주룽지 총리가 직접 대화에 나서면서 집회자들은 스스로 해산했다.
1만명의 사람이 경찰 지시에 따라 도로변에 나란히 서서 조용히 총리의 응답을 기다린 모습이 사진으로 기록됐다.
이 모습은 그간 피와 폭력으로 얼룩진 공산주의 체제 중국 근현대사에서 기념비적인 장면으로 남았다.
당시 시민대표 3명의 요구사항은 ▲파룬궁에 대한 잘못된 비방 정정보도 ▲자유로운 수련환경 보장 ▲관련 서적출판 허용 등 3개항이었다.
이후 중국 당국이 3개항 이행 약속을 깨뜨리면서 아쉬움이 남았지만, 연평균 7만건 이상의 크고 작은 폭력시위가 이어지는 중국에서 4·25 평화청원은 두고두고 회자할만한 일로 남게 됐다.
이날 행사 참석자들은 “4·25 평화청원은 갈등과 대립이 심각한 현재에도 많은 시사점을 남긴다”며 의미를 되새겼다.
한편, 이날 서울 외에도 부산과 광주 및 해외에서도 현지 파룬궁 수련생들이 비슷한 행사를 개최해 평화청원을 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