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에서 근무하던 청소 노동자가 학교 내 마련된 휴게실에서 쉬다 숨을 거뒀다.
경찰과 서울대학교에 따르면, 지난 9일 정오께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제2공학관 직원 휴게실에서 청소 노동자 A(67) 씨가 잠시 눈을 붙이던 도중 숨졌다.
A씨는 평소 심장질환을 앓고 있었다고 알려졌다. 정확한 사인은 나오지 않았으며 경찰은 일단 병사로 처리한 상황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서울대 청소 노동자들의 열악한 업무환경이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14일 서울대 학생 모임인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은 성명을 내고 “고인이 숨진 휴게시설은 창문이나 에어컨도 없이 건물 지하 1층 계단 아래에 마련된 1평 남짓 간이공간이었다”며 “환기조차 잘 안 돼 가만히 서 있어도 숨이 막히는 지하 공간”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A씨가 숨지던 날 서울의 낮 최고 기온은 35도였던 점을 언급하며 “67세 고령 노동자를 고용하면서도 비인간적인 환경에 방치한 것은 학교 측의 책임”이라고 비판했다.
학생들은 또 “책임 인정이나 사과 없이 고인의 죽음이 지병 때문이라고 말하는 것은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서울대 관계자는 “전담팀을 꾸려 학내 노동자들의 휴게시설을 전수 조사하기로 결정했다”며 “노조 측과 단체협약을 진행하며 업무환경 개선에 관해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