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3년 동안 울릉도와 독도가 일직선으로 늘어서는 시점을 삼각함수로 계산해서 촬영한 작품이 있다. 바로 천체 사진작가 권오철씨의 사진이다.
그는 무엇보다 ‘우산(울릉도)에서 무릉(독도)이 선명히 보인다’는 세종실록지리지의 기록을 증명하고 싶었다고 한다. 권오철씨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영토인 울릉도에서 독도가 가시거리 안에 있다는 점은 국제법 상으로도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독도 도발이 터무니 없다는 또 하나의 증거를 찾아냈다는 것.
그는 인터뷰를 통해 촬영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을 담담하게 털어놨다. 권오철씨는 “가장 중요한 변수는 날씨였죠. 잔잔한 파도에 맑은 하늘은 필수고, 해수면의 수증기를 피하려면 온도와 습도까지 도와줘야 합니다. 아, 이건 하늘이 도와야 가능하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라며 “울릉도를 수시로 드나들며 기약 없이 기다려야 했어요”라고 설명했다.
울릉도와 독도의 거리는 92㎞다. 워낙 먼 거리라 카메라 앵글이 0.1도만 틀어져도 독도가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해 뜨는 위치가 매일 달라지기 때문에 울릉도에서 독도와 태양을 일직선으로 볼 수 있는 건 1년 중 2월과 11월뿐이었다.
그는 둥근 지구를 고려해 삼각함수를 적용해보니 촬영 포인트가 해발 640m였다고 말했다. 그렇게 기다림이 계속 되던 2014년 11월 5일 드디어 독도 일출 촬영에 성공했다.
그 순간 권오철씨의 기분은 굉장했다고 한다. “이루 말할 수 없는 황홀한 순간이었죠. 저도 모르는 사이에 바지에 똥을 싸고 말았어요. 괄약근을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벅찬 몰아의 경지에 들어갔던 겁니다.”
권오철씨는 프로 천체사진가다. 서울대 조선공학과를 졸업하고 대기업과 벤처기업에서 잠수함 설계, 소프트웨어 개발 등을 했던 그는 2009년 사진작가로 전향해 천체사진은 물론 다양한 사진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