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0년 역사의 우리나라 전통주 ‘하향주(荷香酒)’가 해외로 넘어갈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25일 매일경제 보도에 따르면, 대구시에 위치한 하향주 제조 공장이 경영난에 빠지자 중국과 일본 측에서 거액을 제시하고 인수 의사를 전했다.
술에서 연꽃 향기가 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하향주는 무려 신라 흥덕왕(826~836년) 때로 유래가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대구에 대대로 거주했던 밀양 박씨 종가에서 전승됐다.
조선 광해군 때는 하향주를 맛본 광해군이 천하 명주라고 칭송하며 해마다 맛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는 대구시 무형문화재 11호 보유자 박환희(72) 대표가 빚고 있다.
박 대표는 하향주 전통 계승을 위해 하향주가영농조합을 꾸리고 18억원을 투자해 제조 공장을 짓는 등 노력했으나 판매 부진으로 인해 대출 이자도 갚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경영난에 빠졌다고 매체는 전했다.
해외 사업가들은 투자와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년간 경영 위기를 겪는 하향주 소식을 접하고 적극적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전통주인 하향주의 맛과 성공 가능성을 높이 산 것.
중국의 한 사업가는 구체적으로 67억원이라는 인수 금액을 제시했으며, 일본의 한 사업가도 “일본에 가서 하향주를 만들자”는 제안을 했다고 알려졌다.
이에 박 대표는 취재진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명주를 만들겠다는 신념 하나로 평생을 살아왔지만 이제는 모든 것을 접고 싶은 심정”이라고 털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