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발생 ‘5분만’에 ‘전원 대피’하며 인명 피해 막은 차암초등학교

By 김 수진

한 초등학교에서 화재가 발생해 학생과 교직원 900여 명이 대피하는 사고가 있었다.

교직원들의 침착한 대응으로 다친 사람 없이 모두 무사히 대피했다.

어제(3일) 오전 9시 30분경 충남 천안의 차암초등학교 옥상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옥상의 증축 공사 현장을 둘러보던 유용관 행정실장이 치솟는 불길과 연기를 보고 교장실로 뛰어 내려갔다.

불타는 초등학교 증축공사장 /연합뉴스

정은영 교장과 김은숙 교감에게 화재 사실을 알린 유 실장은 행정실로 달려가 119에 신고했다.

김 교감은 방송을 통해 ‘실제 상황’임을 강조하며 “선생님들은 학생들을 데리고 후문으로 신속히 대피해 주세요”라고 안내 방송을 했다.

유 실장을 포함한 행정실 직원 5명은 비상벨을 누른 뒤, 모든 교실을 돌며 화재 사실을 알렸다.

매년 세 차례씩 교사와 학생들이 사고 대피 훈련을 하고 있어 모두 대피하는 데 불과 5분도 걸리지 않았다. 모두 차분히 교사의 지시에 따라 근처 도서관 등으로 피신했다.

불타는 초등학교 신축공사장 /연합뉴스

한 4학년 남학생은 “수업 중 누군가 ‘불이야!’라고 외쳐서 친구들과 재빨리 교실을 빠져나오느라 불이나 연기는 못 봤어요”라고 했다.

4층에 있던 지체장애학생(11세)은 사회복무요원 김민성 씨가 안고 대피시켰다.

900여 명이 한꺼번에 움직였지만 누구도 넘어지거나 다치지 않았다.

정 교장은 “모두 무사해서 다행”이라며 “신속히 대응해준 직원들이 정말 고맙다”라고 전했다.

충남교육청은 천안교육지원청에 화재대책본부를 마련하고 화재 원인과 학생 배치 등에 관한 대책을 논의했다. 이 학교는 오는 9일 예정이던 방학을 앞당겨 시작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증축 현장에서 용접 불씨가 인화성 물질에 옮겨붙으며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