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현대차)가 1년에 두 번 진행하던 상·하반기 정기공채를 폐지하고 올해부터 상시채용으로 전환한다.
현대차가 이같이 채용방식을 바꾼 이유는 신입사원에게 요구하는 역량이 ‘범용’에서 ‘직무’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과거처럼 회사가 인재를 양성하는 방식으로는 기술이 고도화된 산업환경에서 생존할 수 없다. 한마디로 ‘특화된 신입사원’을 요구하는데, 경력직 같은 신입사원과는 다르다.
또 다른 이유는 노동시장의 변화다. 평생직장 개념이 무너지고 연공서열 같은 과거의 방식이 현실적으로 더 이상 통용되지 않고 있다. 정규직이라고 평생 보장되는 것도 아니고 언제든 계약직으로 전환될 수 있는 노동환경이기에 사람들은 평생직장에 기대기보다는 전문성 확보에 더 희망을 갖는다. 이제 신입사원들도 원하지 않는 직무에 배치될 경우, 버티는 대신 퇴사하는 경향이 많다.
현대차도 이러한 환경변화에 맞춰 인재를 선발한 후 각 사별로 배치하던 정기공채를 폐지하고, 각사에서 ‘직무별’로 전형을 세분화해 각 현장에서 요구하는 다양성과 전문성을 가진 인재를 선발하는 상시채용으로 전환한 것이다.
현대차는 “자동차 산업이 전례 없는 생존경쟁에 직면해 있다. 로봇, 인공지능, 전기차, 스마트 카, 미래 에너지 분야 등에서 경쟁 기업보다 앞선 상품과 서비스를 민첩하게 공급해야 한다”며 “최신 역량과 기술을 가진 인재를 적시에 확보하는 전략이 필수다”라고 밝혔다
직무별 채용은 채용 공고를 기준으로 2개월이면 신입사원을 선발할 수 있다. 선발된 신입사원은 며칠간의 현장 훈련(OJT)을 거친 뒤 바로 실무에 투입된다. 현업 부서가 사람이 필요할 때마다 비정기적으로 뽑는다. 지원자들이 채용 공고에 게시된 직무 내용과 근무지를 보고 지원하므로, 입사 후 해당 직무와 팀으로 배치된다.
취업 준비생들이 우려하는 것은 직무별로 뽑을 경우 경력을 우대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에 대해 현대차는 “회사가 신입사원에게 기대하는 직무 역량이란 경력이 아니다. 직무와 관련한 ‘전공 지식, 기술, 시장 트렌드 파악 능력, 대학 프로젝트 수행’ 등의 직무 역량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누구나 취업한 이후에도 자기계발의 압박을 강하게 받는다. 직무 전문성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는데 ‘평생직장’을 기대하지 않는 사람들은 자신의 전문성과 커리어를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