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더 주목한다” 세계 최초 ‘미역’으로 ‘완전히 썩는 컵’ 만든 우리나라 회사

By 안 인규

“하루는 이제 막 100일 된 딸이 아파 병원에 갔습니다. 희귀병 진단을 받았습니다.

환경 호르몬 때문이라는 판단이 섰고, 우리 아이만 그런 게 아니라 다른 집 아이들에게도 비슷한 아픔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의 어른 세대로써 아이들을 위해 환경 문제를 해결하고 깨끗한 세상을 물려줘야겠다고, 그러려면 당장 행동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아빠는 그렇게 환경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10년 넘게 연구해온 끝에, 우리나라를 넘어 해외에서 훨씬 더 주목받는 친환경 제품을 개발해냈다.

마린이노베이션

최근 우리나라 친환경 기업 ‘마린이노베이션’은 프랑스 유통 기업 ‘아그로(Agro)’와 3년간 총 300만 유로, 한화 약 40억원 상당의 식품 용기 수출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프랑스에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 마린이노베이션이 수출하는 제품은 다름 아닌 미역 등으로 만든 친환경 식품 용기다.

미역과 다시마, 모자반, 우뭇가사리 같은 해조류 부산물로 종이컵부터 접시, 도시락 용기, 비닐백 등을 만든 것.

이같은 개발은 세계 최초인데,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플라스틱을 완벽하게 대체할 수 있어 의미가 크다.

기사 내용과 관련없는 사진 | 픽사베이

비닐, 다시 말해 플라스틱으로 코팅된 일반 종이컵은 썩는 데 50년이 걸린다. 반면 마린이노베이션의 종이컵은 몇 달 안에 자연적으로 썩는다.

이와 관련 세계 주요국에서 인증도 끝냈는데, 독일 표준협회인증기관인 ‘딘 서스코’는 마린이노베이션의 종이컵이 56일 만에 100% 생분해된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원료비 또한 다른 여타 친환경 제품과 달리 무척이나 저렴하다. 1년에 그냥 버려지는 미역과 다시마 부산물이 평균 30만 톤에 달하는데, 이를 활용해 제조하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다. 친환경 소재로 여겨지는 목재의 경우 자라는 데 몇 년이 걸린다. 반면 해조류는 성장 속도가 빨라 2달 정도면 수확이 가능하다.

마린이노베이션

마린이노베이션의 차완영 대표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전했다.

“지금도 딸은 6개월에 한 번씩 정기 검사를 받습니다.

부모가 자식의 병을 낫게 하려는 마음으로… 제가 반평생을 살았는데, 남은 시간은 다음 세대가 더 살기 좋은 깨끗한 환경을 물려주기 위해 써야지요.

어렵지만, 제가 지구를 지키는 데 보탬이 되는 사업을 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