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봉차 60잔 준비 다 했는데” 대학 국토횡단팀 제주 카페 ‘노쇼’

By 박은주

국내 한 대학 학생들이 제주도의 한 카페에 단체 예약을 했다가 갑자기 취소한 일이 알려져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 19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모 대학 학생들이 한라봉차 60잔을 시켜놓고 예약 시간 20분 전에 취소했다는 업주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대학 60명은 지난 17일부터 제주도를 걸어서 한 바퀴 도는 국토횡단을 진행했다.

인터넷 커뮤니티

이들은 19일 오후 2시 김녕해수욕장 근처 한 카페에 5시 30분 도착할 예정이라며 한라봉차 60잔을 예약했다.

하지만 기상악화로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한 학생회 측이 카페 근처에 대기 중이던 교직원에게 연락해 예약 취소를 요청했다.

학생회 측은 교직원에게 “차를 벌써 준비했다면 마시지 않아도 결제를 해달라”고 부탁했고 교직원은 “알아서 하겠다”고 응답했다.

카페 주인은 글을 통해 교직원이 예약을 취소하는 과정에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학교 측이 가격할인까지 요구해 500원을 깎아주고 ‘온몸이 젖은 채 카페를 방문해도 되느냐’고 물어서 플라스틱 의자를 구해 비를 맞아가며 물기까지 닦아 놨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예약 시간을 몇 분 남겨놓고 취소를 하면서 주인도 아닌 아르바이트생에게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아르바이트생이 ‘차를 다 준비해 놨다’라고 외쳤지만, 교직원은 ‘자신도 급하게 전화를 받았다’며 오히려 무안을 줬다”라고 적었다.

이어 “주문 취소를 하려면 아르바이트생이 아니라 주인을 만나 최소한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정도는 하고 가는 게 상식 아닌가요? 카운터에 있는 직원이 아르바이트생이라는 걸 알고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갔다”라고 덧붙였다.

이 글이 확산되며 논란이 일자 해당 대학교 측은 학교 SNS를 통해 “카페 측에 본의 아니게 피해를 드리게 됐다”고 사과했다.

아울러 “예약 취소과정에서 진심으로 미안해하고 양해를 구하는 적절한 언행을 사용했더라면 아르바이트생과 사장님의 감정이 그렇게 상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대학 관계자와 총학생회장 등이 20일 카페를 방문해 업주에게 사과한 사실을 전하며 “카페에 찻값을 배상하려 했지만, 사장님께서 정중히 거절하셨다”고 밝혔다.

해당 대학교의 공식 사과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학교와 학생들에게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