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한 대학에서 33년간 매점을 운영하다가 지병으로 숨진 할머니 유족이 조의금 500만원을 대학 측에 장학금으로 기탁했다.
9일 한남대에 따르면 공대 매점 할머니 고 박해주씨의 딸 임도희(53)씨는 전날 대학을 찾아 “학생들을 위해 사용해 달라”며 조의금 500만원을 기탁했다.
지난 1월 84세의 일기로 작고한 박 할머니는 1987년부터 한남대 공과대학에서 매점을 운영하면서 학생들 사이에서는 ‘매점 할머니’로 알려져 있다.
박 할머니가 33년이라는 시간 동안 학생들과 맺은 인연은 상당했다.
때로는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라면을 끓여주며 엄마 역할을 했다.
졸업한 학생들의 결혼식과 돌잔치까지 찾아갈 정도로 사랑과 관심이 남달랐다.
박 할머니는 생전에 수익금 일부를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내는가 하면 매점 운영 수익금 일부를 한남대에 장학금으로 내놓기도 했다.
학생들을 생각하는 박 할머니의 뜻은 자녀에게도 그대로 전달됐다.
어머니 장례식을 마친 임씨는 이날 한남대에 장학금을 전달하는 것을 시작으로 조의금 전액을 유니세프와 난치성 희귀암 단체 등에 나눠서 기부했다.
임씨는 “어머니가 한남대 학생들에게 각별한 애정을 가졌던 만큼 그 뜻을 받들고 싶었다”라며 “생활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소중하게 쓰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경량 학사부총장은 “고인과 유족의 귀한 뜻을 생각하며 학생들을 위해 소중하게 사용하겠다”고 답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