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상태의 아프리카 아이들처럼 말라 있었고 다리에 힘이 없어 부들부들 떨다 주저앉을 정도였습니다. 몸에는 멍 자국이 가득했습니다”
어린이집 선생님도, 어린이집 선생님이 몰래 데려간 병원 의사 선생님도 의심한 양부모의 입양아 학대. 이들은 여러 번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나 경찰은 양부모의 말만 믿었다. 그리고 아이는 결국 숨을 거뒀다.
지난 11일 경찰은 첫돌이 채 지나지 않은 영아를 입양한 뒤 모질게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30대 계모 장모 씨를 구속했다.
계모 장씨의 아동학대를 경고하는 신호, 다시 말해 입양된 아이가 살 수 있었던 기회는 사실 여러 차례 있었다.
올해 5월, 장씨가 입양한 A양이 다니던 어린이집 교사는 A양의 몸에서 멍 자국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이후 진행된 경찰 조사에서 장씨는 “다리 마사지를 해줬다”고 주장했고, 경찰은 하루 만에 내사 종결했다.
6월에도 신고가 있었다. A양이 차 안에 혼자 3시간 동안 방치된 것을 목격한 주민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이번에도 혐의없음으로 종결했다.
A양이 숨지기 3주 전인 9월에도 신고가 들어왔다.
A양의 체중이 급격하게 줄자 이상하게 여긴 어린이집 교사가 장씨 몰래 A양을 직접 소아과에 데려갔다.
걷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에 소아과 의사는 학대로 인한 영양실조를 의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아동학대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고 종결 처리했다.
어떠한 도움도 받지 못한 채 매번 다시 양부모에게 돌아간 A양은 결국 지난달 13일 온몸에 멍이 든 채 병원에 실려 왔고, 16개월의 짧은 생을 마감했다.
MBC 보도에 따르면, 숨지기 하루 전날, 아이는 어린이집에서 윗배만 볼록 나와 기운이 없는 상태에서 이유식도 거부하며 선생님에게 계속 “안아달라”고 보챘다고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