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충북지방경찰서 불정파출소 소속 엄기운(53) 경위와 최창회(46) 경사는 폭우 피해를 점검하기 위해 순찰에 나섰다.
순찰차로 폭우가 내리던 도로를 달리던 두 경찰관은 전동휠체어를 탄 한 할머니를 보고 깜짝 놀랐다. 할머니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비를 맞고 도로 위에 있던 것.
이들은 즉시 순찰차에서 내려 할머니에게 달려가서 말했다.
“할머니, 위험해요. 순찰차로 집까지 모셔다드리겠습니다.”
그런데 할머니는 말씀이 없으셨다.
“할머니, 위험하다니까요. 순찰차에 타세요.”
하지만 할머니는 “아녀, 거의 다 와 가”라며 한사코 거절했다.
“이 빗속을 어떻게 가요.” “괜찮아유, 일들 보셔유.”
이렇게 실랑이를 벌였지만 할머니의 안전이 매우 염려되는 상황이라 그냥 지나칠 수는 없었다.
결국 엄기운 경위와 최창회 경사는 할머니를 집까지 모셔다드려야 한다고 판단하고 할머니에게 우산을 씌워드린 채 집까지 따라가기로 했다.
“우산이라도 씌워드릴게요.”
최창회 경사는 우산을 들고 할머니 옆을 따라 걸으며 비를 막았고, 엄기운 경위는 순찰차 비상등을 켜고 뒤를 따르며 안전을 확보했다. 이들은 이렇게 할머니 집까지 30분이 넘게 동행했다.
이 장면은 지난 6일 충북지방경찰청 공식 페이스북에 올려진 ‘억수 같이 쏟아지는 폭우를 맞던 할머니’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나온 내용이다.
결국 할머니를 집까지 무사히 모셔다드린 엄기운 경위는 “(할머니의) 전동휠체어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끝까지 우산을 씌워 드리지 못해 마음이 편치 않다”며 “고개를 숙인 채 비를 맞고 가는 할머니를 보니, 83세인 저희 어머니 생각이 나서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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