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만원.
폐지를 주워 생계를 이어가는 한 할아버지에게 청구된 휴대전화 요금이다.
할아버지의 명의를 도용해 소액 결제 사기를 벌인 휴대전화 판매점 직원의 짓이었다. 게임 아이템 1천만원어치를 사려고 벌인 범죄였다.
지난 6일 YTN뉴스는 명의를 도용당해 피해를 본 88세 안병호 할아버지의 사연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경기도 수원시에 거주하는 안병호 할아버지는 폐지를 주워 한 달에 약 3만원을 벌고 있다. 그런데 최근, 통장 내역을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
스마트폰을 잘 다룰 줄 몰랐던 할아버지는 통화 기능만 쓰는데, 몇 달 사이에 휴대전화 요금이 130만원 넘게 빠져나간 것이다.
조사 결과, 범인은 휴대전화 판매점 직원 A씨였다.
A씨는 할아버지 명의를 도용, 이동통신업체 2곳에 몰래 가입시켰다. 휴대폰 2대를 개통해 하나는 할아버지를 주고, 다른 하나는 자신이 챙겼다.
이렇게 몰래 챙긴 휴대전화로 소액 결제를 통해 게임 아이템을 구매했다.
더욱더 충격적인 사실은 피해자가 총 5명이라는 것. 70대 이상 노인을 상대로 이같은 짓을 벌였고, 피해 금액만 1천만원에 달했다.
그런데도 피해자들이 보상받을 방법은 거의 없다는 것이 문제다.
매체와 인터뷰한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판매점은 저희랑 어떤 계약관계도 없고, 아무런 연관이 없다. 그래서 저희가 어떻게 직접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경기 수원중부경찰서 측은 A씨를 사기,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