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날개 때문에 ‘팅커벨’이라는 별명을 얻은 ‘동양하루살이’가 매년 5월 도심에 대거 등장해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 2013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로데오거리와 청담동 명품거리에서 발생한 동양하루살이 떼들의 습격이 대대적으로 보도된 이후부터, 동양하루살이의 활동기인 매년 5월이 되면 시민들의 불편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동양하루살이는 일반 하루살이와 달리 20㎜ 크기에 달하는 대형벌레다. 기온이 상승하는 봄철만 되면 한강 강변을 따라 수백 마리씩 무리를 지어 다니는 것이 특징이다.
동양하루살이는 강변을 중심으로 창궐하기 시작해 지금은 시내로 번져 식당이나 편의점 등의 영업에 지장을 주고 있다. 낮에는 자취를 감추고 있다 해가 지면 시내 전역에 떼를 지어 나타난다. 기하급수적으로 번져 상인들뿐만 아니라 저녁에 산책을 즐기는 주민과 운전자를 괴롭히고 있다.
특히 천호 동양하루살이들은 암사 근처에 있는 한강 광나루지구에 서식지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2년 한강변 일대가 암사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되면서 만들어진 갈대와 물억새, 수양버들 군락지가 동양하루살이들의 서식지가 된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상승한 수온과 동양하루살이들을 이끄는 업소들의 전광판 빛 때문에 서식지에서 도심으로 동양하루살이들이 이동하고 있다.
결국 강동구청에는 하루에 대여섯 건의 동양하루살이 관련 민원이 들어올 정도로 시민들의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 손님을 맞기 위해서 조명을 켜고 문을 열어두어야 하는 자영업자들에게는 조명의 밝기를 줄이는 것 외에 근본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동양하루살이에 대해 물지 못하는 곤충이므로 전염병 등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또 완전히 오염된 물에서 사는 장구벌레와는 달리 하루살이가 나오는 지역은 어느 정도는 환경이 보존된 지역이라는 것을 방증하기도 한다.
이동규 고신대 보건환경학부 교수는 과거 YTN 라디오에 출연해 “동양하루살이는 이틀에서 사흘 정도 살다가 죽는다. 굳이 방제까지 할 필요는 없다. 생태계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동구보건소 측도 동양하루살이의 서식지로 꼽히는 한강 광나루지구에 대해 “암사생태경관보전지역 및 한강 상수원 보호구역이기 때문에 화학적 방제 방법을 사용한 방역소독은 불가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