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제비’ 日 강타 6명 사망…간사이공항 폐쇄·기록적 물폭탄

By 이 충민

제21호 태풍 ‘제비’가 4일 일본 열도에 상륙하면서 최소 6명이 숨지고 160명 이상이 다치는 등 인명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또 태풍이 일본 열도를 따라 북상하면서 트럭이 넘어지고 지붕이나 벽이 날아가는 한편 유리창이 깨지는 등 곳곳에서 물적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집중 호우가 쏟아지면서 오사카(大阪) 간사이(關西)공항이 물에 잠겨 폐쇄돼 공항 이용객들이 고립됐다.

풍랑에 정박 중이던 유조선이 출렁이며 간사이 공항 인근 다리에 부딪히는 사고가 나기도 했다.

일본 NHK 방송에 따르면 태풍 제비로 오사카부(大阪府) 사카이(堺)시에서 지붕에서 작업하던 70대 남성이 넘어져 숨지는 등 사망자 6명과 중태에 빠진 1명을 비롯해 163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오사카부 도요나카(豊中)시에서는 아파트 건물에서 태풍 피해를 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숨진 채로 발견됐으며, 시가(滋賀)현 히가시오미(東近江)시에서는 한 회사의 창고가 무너지며 70대 사장이 숨졌다.

오사카 간사이공항이 물에 잠겨 있다. (연합)

오사카 지역의 중심 공항인 간사이 공항은 폭우 영향으로 활주로와 주차장, 사무용 건물 등이 물에 잠기며 공항 전체가 폐쇄됐다.

간사이 공항은 오사카 남부 해상의 인공섬에 위치한 공항으로, 이날 오후 1시 30분께 간사이 공항과 육지를 잇는 다리에 주변에 정박해있던 유조선이 충돌하는 사고가 나기도 했다.

이 유조선은 공항에 연료를 운반하는 배로, 연료 운반을 끝내고 정박해있다가 강풍에 휩쓸려 다리 남쪽 지점에 부딪혔다.

강력한 태풍 제비가 몰고 온 강풍에 떠밀려온 유조선이 간사이 공항을 잇는 다리에 부딪혀 있다.(로이터=연합)

사고 당시 배에는 승조원 11명이 타고 있었지만 다행히 부상자는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배의 오른쪽 끝이 크게 손상됐고 다리도 일부가 파손됐다.

이 사고로 공항에서 육지로 향하는 유일한 통로인 다리가 통행정지 상태가 돼 간사이 공항에 있던 이용객 3천여명이 고립되기도 했다.

솟구치는 파도(연합)

태풍 제비는 이날 시코쿠(四國)와 긴키(近畿) 지방을 통과한 뒤 오후 8시 현재 니가타(新潟)현 사도(佐渡)시 서북서 100㎞ 해상에서 시간당 70㎞ 속도로 북북동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태풍의 중심 기압은 970hPa(헥토파스칼), 중심 부근의 최대 풍속은 초속 35m, 최대 순간 풍속은 초속 50m로 강한 세력을 유지하고 있다.

태풍으로 이날 오후 3시까지 1시간 동안 교토시에 100㎜, 오쓰(大津)시와 시가(滋賀)현 다카시마(高島)시에 각각 90㎜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NHK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즉시 피난할 것을 명령하는 ‘피난 지시’가 교토부 마이즈루(舞鶴)시, 오사카부 히라가타(枚方)시, 효고현 아시야(芦屋)시 등 28개 지역에 내려졌다.

태풍으로 인한 비 피해는 당분간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