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부터 전자상거래 업체 쿠팡이 도입한 서비스 ‘쿠팡 플렉스’에서 단기 배달원이 가능해지자 자신의 차량을 이용해 파트타임 택배 일을 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모 업체 영업사원 김모(29)씨는 “회사 월급이 350만원인데, 추석 명절이 있었던 지난 9월에 택배로만 230만원을 벌었다”고 기뻐했다.
만 18세 이상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파트타임 택배는 직장인이라도 일반적으로 비교적 한가한 오전이나 퇴근 후에 틈틈이 가능하다.
쿠팡에 따르면 서비스 시작 두 달 만에 일반인 택배 기사 신청자가 9만4000명을 넘었다. 예상치 못한 신청자에 쿠팡도 깜짝 놀랄 정도.
쿠팡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선 새 사업을 빠르게 확장시켜 좋고 일반인들은 부수입이 생겨서 좋을 것”이라고 전했다.
IT 기업 카카오는 지난달 16일 카풀 기사 사전 모집을 시작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까지 일반인들이 카카오로부터 카풀 기사 승인을 받은 사람들이 4만명을 넘었다.
보름 만에 서울 지역 택시 대수(7만여대)의 약 60%에 달하는 카풀 기사가 운행 준비를 마친 것.
아직 서비스를 시작하지 않고 있지만 이미 10만여명이 신청한 것으로 추산된다. 카풀 기사로 등록되면 직장인들도 출퇴근 길에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초기엔 며칠이면 승인 심사와 통보가 끝났지만 지금은 지원자가 너무 많아 2주 이상 걸린다”고 말했다.
카풀 기사 신청 앱(응용 프로그램) 다운로드 건수도 100만건에 육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는 최초 등록일 기준으로 만 7년 이하 차량만 카풀이 가능하게 제한하고 있으며 경차·소형차도 카풀이 불가능하다. 시민들은 “경차와 소형차를 무시하지 말라” “10년 된 차량도 관리만 잘하면 카풀이 가능하다”며 신청을 받아달라고 주장 중이다.
이밖에 차량 공유 업체 쏘카가 지난 9월 내놓은 차량 공유 서비스 ‘타다’에도 기사 지원자들이 몰려들고 있으며, 세계 최대 차량 공유 업체 우버가 운영하는 음식 배달 서비스 ‘우버이츠’에도 직장인들이 진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요구 때문에 비정규직 채용마저 부담스러운 기업 입장에서는 손쉽게 일손을 구할 수 있어서 대만족”이라고 말했다.
한 쿠팡 플렉스 배달원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편의점 알바 자리도 얻기 어려운 사람들에겐 단비와 같은 일자리”라고 말했다.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저녁 시간은 있지만 주머니는 더 가벼워지고, 최저임금 인상으로 기존 일자리에서 밀려난 사람들이 빚어낸 현상이라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에 네티즌들은 한편으로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저녁이 있는 삶이 아닌 밤이 없는 삶이 되어 가네””공무원, 민노총은 살기 좋을지 모르지만 서민들은 지금 우울하다” “카풀 범죄도 조심해야 할듯” “양질의 일자리를 늘려야지 대기업만 유리해졌다” 등 의견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