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이 올해 마지막 A매치에서 기분 좋은 승리로 무패 기록을 새롭게 쓰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0일 호주 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남태희와 황의조, 문선민, 석현준의 릴레이 골을 앞세워 우즈베키스탄을 4-0으로 대파했다.
이로써 지난 8월 출범한 벤투호는 A매치 6경기 연속 무패(3승 3무)로 1997년 대표팀 전임 감독제 시행 이후 데뷔 감독의 최다 연속 경기 무패 신기록을 작성했다.
한국은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4강에서 우즈베크에 0-1로 패한 이후 24년 넘게 한 번도 지지 않았다.
특히 벤투호는 6경기 중 0-0으로 비겼던 칠레와 평가전을 빼고는 모두 선제골을 기록했다.
벤투 감독은 우즈베크전에 간판 골잡이 황의조를 최전방에 세운 4-2-3-1 전술을 들고 나왔다.
사흘 전 호주전과 비교해 공격수 나상호(광주)와 미드필더 주세종(아산), 수비수 박주호(울산), 정승현(가시마), 골키퍼 조현우(대구) 등 5명이 새롭게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은 이청용과 나상호가 활발한 좌우 측면 돌파로 공격의 활로를 열었고, 중앙 미드필더로 호흡을 맞춘 황인범(대전)과 주세종이 공수 연결고리로 경기를 조율했다.
높은 볼 점유율과 빠른 공격 전환으로 우즈베키스탄의 문전을 위협하던 한국이 먼저 골문을 열어젖혔고, 남태희가 해결사로 나섰다.
전반 9분 속공 상황에서 황인범이 오른쪽 측면을 파고든 이용에게 패스하자 이용이 지체 없이 반대편을 향해 크로스를 올렸다.
왼쪽 페널티지역으로 파고든 남태희가 그대로 왼발 발리슛을 날렸고, 공은 그대로 오른쪽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용의 정교한 크로스와 남태희의 깔끔한 마무리가 만들어낸 귀중한 선제골이었다.
남태희는 벤투 감독의 한국 사령탑 데뷔전이던 9월 7일 코스타리카전에서 득점포를 가동한 이후 5경기 만에 A매치 골 맛을 다시 봤다.
기선을 잡은 한국이 공세를 더욱 강화했고, 전반 24분 다시 한번 우즈베크의 골망을 흔들었다.
왼쪽 코너킥 기회에서 주세종이 크로스를 올리자 혼전 상황에서 이용이 오른발로 강하게 찼다
공이 골키퍼 이그나티 네스테로프의 몸을 맞고 나오자 오른쪽 골지역으로 침투한 황의조가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공은 골키퍼가 손을 쓸 틈도 주지 않고 그대로 반대편 골문을 꿰뚫었다.
황의조는 호주전 선제골에 이어 A매치 2경기 연속 득점하는 절정의 골 감각을 뽐냈다.
한국은 전반 볼 점유율 67%로 우즈베크를 압도했고, 슈팅 수에서도 10대 3으로 크게 앞섰다.
교체 선수 없이 후반을 시작한 한국은 선제골 주인공인 남태희가 후반 4분 방향 전환 과정에서 오른발을 접질리는 부상 악재를 만났다.
벤투 감독은 남태희를 대신해 문선민을 투입했다.
황의조 대신 석현준을 투입한 한국은 후반 25분 교체 멤버인 문선민이 쐐기 골을 터뜨렸다.
문선민은 왼쪽 코너킥 상황에서 상대 수비수 헤딩이 뒤로 흐르자 페널티지역 아크에서 감각적인 왼발 슈팅으로 우즈베크의 골문을 갈랐다. 우즈베크의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는 득점포였다.
후반 37분에는 석현준의 발끝에서 쐐기 골까지 터져 나오면서 한국은 4-0으로 달아났다.
석현준은 2016년 6월 5일 체코전 이후 2년 5개월 만에 A매치에서 골 맛을 봤다.
한국은 이후에도 압도적인 공격 우위를 유지한 채 4골차 대승을 완성해 내년 1월 아시안컵을 대비한 리허설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