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교 감소세인데 초등학교만 늘어…”폭력적 콘텐츠에 무방비 노출”
초등학생이 교사에게 폭언·폭행을 저지르거나 교육 활동을 방해하는 ‘교권 침해’ 행위가 매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교육부가 집계한 2014∼2018년 교권 침해 발생 현황에 따르면, 학생·학부모·동료 교사 등에 의한 교권 침해는 최근 5년간 전반적인 감소세인데 초등학교에서만 매년 늘고 있다.
교권 침해 총 발생 건수는 2014년에는 4천9건, 2015년 3천458건, 2016년 2천616건, 2017년 2천566건, 2018년 총 2천445건이었다. 2014년과 작년을 비교하면 5년 사이 약 39% 줄어들었다.
그러나 초등학교에서는 교권 침해가 5년간 매년 늘었다. 2014년 42건, 2015년 85건, 2016년 98건, 2017년 167건, 지난해는 208건이었다.
초등학생에 의한 교권 침해는 5년 만에 5배 가까이 증가했다. 2014년 25건, 2015년 43건, 2016년 57건이었는데 2017년 105건, 2018년 122건으로 급격히 늘어났다.
초등학생의 교권 침해를 유형별로 보면 폭행, 폭언 및 욕설, 성희롱 등 범죄 수준의 행위가 모두 증가하는 추세다.
초등학생의 교사 폭행은 2015년 4건이었는데 지난해 45건으로 늘었다. 성희롱·성폭력은 같은 기간 0건에서 13건으로 늘어났다.
초등학생의 교사 모욕, 명예훼손, 협박, 교육 활동 방해도 지난해 총 50건 있었다.
발생 건수만 놓고 보면 중·고등학생의 교권 침해가 여전히 초등학생에 비해 많다.
지난해 중학생의 교권 침해는 1천94건, 고등학생은 1천28건으로 초등학생(122건)에 비해 8∼9배 많았다.
다만, 중·고등학교는 5년 전과 비교하면 총 발생 건수가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는 점에서 초등학생의 교권 침해가 유독 늘어나는 점이 우려스럽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학생의 교권 침해는 2014년 1천793건에서 2016년 857건까지 줄었다가 지난해 1천94건으로 다시 소폭 늘었다.
고등학생의 교권 침해는 2014년 2천128건에서 매년 줄어들어 지난해 1천28건이었다.
유독 초등학생의 교권 침해가 늘어나는 현상에 관해 교사들 사이에서는 “요새 초등학생들이 폭력적인 콘텐츠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어서 그런 것 같다”는 해석이 적지 않다.
초등학교 교사 박모(31)씨는 “최근 몇 년 사이에 초등학생까지 스마트폰이 보급되고 유튜브가 주 시청 매체로 자리 잡는 변화가 있었다”면서 “‘초통령’으로 불리는 유튜버들이 욕설, 사회적 약자 학대, 혐오 발언 등 폭력적 언행으로 웃음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더라”라고 우려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관계자는 “교육 당국 차원에서 폭력적 콘텐츠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가정과 학교에서 초등학생을 지도할 가이드라인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