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천(50)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23일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돼 사직서를 제출했다.
서울 종로경찰서에 따르면 김 비서관은 이날 0시 35분께 서울 종로구 효자동 청와대 인근에서 술에 취한 채 100m가량 운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비서관은 차를 몰고 가다가 청운동 주민센터 앞에서 경찰 단속에 적발됐다.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120%로 면허취소 수준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김 비서관과 출석일정을 조율해 음주운전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현안점검회의 후 티타임에서 임 비서실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았으며, 즉각 사표 수리를 지시했다고 부대변인은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비서관은 음주 후 대리운전 기사를 불렀고, 대리기사를 맞이하는 장소까지 운전해서 간 혐의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음주운전 사고는 실수가 아니라 살인행위가 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삶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행위가 되기도 한다”며 “초범이라 할지라도 처벌을 강화하고, 사후 교육시간을 늘리는 등 재범 방지를 위한 대책을 더욱 강화해 주기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부산에서 음주운전자에게 목숨을 잃은 윤창호씨 사건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 이슈가 되면서 문 대통령이 직접 음주운전의 위험성을 지적한 것이다.
김 비서관은 국회 보좌관 출신으로 김근태 재단 사무처장 등을 지냈다. 임종석 실장의 한양대 후배이고, 의원 시절 보좌관을 지낸 핵심 측근이기도 하다.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에 합류했으며 이후에는 임 실장을 보좌하는 선임행정관을 지내 ‘비서실장의 비서실장’으로 불리기도 했다.
한편 최근 들어 청와대에서 비슷한 문제가 잇달아 터지면서 청와대의 내부 기강이 해이해졌다는 비판을 받게 됐다.
지난 10일에는 대통령경호처 5급 공무원 유모씨가 서울 마포구의 한 술집에서 만취한 상태로 30대 남성을 폭행하고 경찰서에서 난동을 부렸었다.
폭행을 당한 남성은 코뼈가 부러지는 등 상해를 입었다. 유씨는 경찰서에서 “내가 누구인줄 아느냐”며 욕설을 하고 행패를 부린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6월에는 조현옥 인사수석을 태우고 이동 중이던 관용차가 청와대 앞에서 신호위반을 해 경찰에 적발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