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발전에 써달라” 평생모은 37억대 부동산 기부한 80대 노인

충남 천안에 사는 80대 노인이 평생 식당과 슈퍼마켓 등을 운영하며 모은 37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지방자치단체에 선뜻 내놓아 감동을 주고 있다.

이 노인이 기부한 부동산 가격은 감정평가로 계산한 금액이어서 실제로는 50억원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주인공은 천안 서북구 와촌동에 사는 김병열(83) 씨.

10일 천안시에 따르면 김씨는 최근 시를 방문, 본인 소유의 광덕면 대덕리 임야 10만3천819㎡와 두정동 공장 부지(3천81㎡), 건물(1천486㎡) 등을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이 땅은 김씨가 10여년 전 도로 개설로 시로부터 보상받은 돈으로 마련한 것이다.

김씨는 6·25 전쟁 당시 부모님을 따라 피란 와 천안에 살면서 쌍봉동 통장과 쌍용1동 통장, 노인회 임원 등 적극적으로 사회활동을 해왔다.

TV 등 언론매체를 통해 평소 다른 지역의 기부사례를 눈여겨보던 그는 기부에 대해 심사숙고하다 교육계나 재단에 기부하기보다는 천안시로부터 보상받은 돈이기에 ‘환원하고 싶다’는 뜻으로 시에 기부를 결심하게 됐다.

천안시

시는 공유재산심의회와 지방의회 심의의결 등 해당 부동산 처분을 위한 행정절차를 마쳤다. 소유권 이전 등기는 이달 중 완료된다.

시는 기부받은 재산 중 광덕면 임야는 조림지(인위적인 방법으로 숲을 이룬 땅)로 활용하고 두정동 토지와 건물은 기부자의 뜻에 따라 당분간 현 상태를 유지하되 추후 행정 목적에 맞게 활용할 예정이다.

김씨는 “제가 한 기부가 마중물이 돼 많은 분이 동참했으면 좋겠다”며 “기부하겠다고 마음을 정하고 난 뒤 마음이 너무 편해 천당에 사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구본영 천안시장은 10일 오전 김씨를 시청으로 초청, 면담하고 사의를 표했다.

구 시장은 “우리 시를 위해 기부를 결정한 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기부한 부동산을 천안 발전을 위해 유용하게 활용하겠다”고 약속했다.

2년 전 부인과 사별한 김씨는 슬하에 1남 1녀가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