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돈 욕심내다가…아시아나 ‘기내식 대란’ 사태

By 이 충민

1일 발생한 아시아나항공의 희대의 ‘기내식 대란’은 중국투자를 받기 위해 기내식 공급업체를 바꾸는 과정 중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일 아시아나항공의 국제선 항공기 51편이 모두 기내식을 싣지 못한 이유로 지연됐다.

항공기 지연 당시 승객들은 기내식 대신 음료수와 과자를 받았다. 기내식을 싣지 않고 비행기가 이륙한 경우는 2001년 인천공항 개항 후 최초다.

MBC 캡처

중앙일보에 따르면, 이번 지연 대란은 기내식 공급업체를 독일 업체에서 중국 합작회사로 교체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지난해 2월 아시아나항공의 모회사인 금호홀딩스는 중국 하이난항공과 합작회사인 ‘게이트고메코리아’와 30년 장기 기내식 서비스 공급 계약을 맺었다. 기존에는 독일 항공사 루프트한자의 자회사인 LSG와 계약을 맺고 있었다.

이 계약은 하이난항공이 금호홀딩스가 발행한 채권을 인수해 성사된 것으로 보인다. 당시 기존 업체인 LSG는 기내식 공급계약 협상과정에서 금호홀딩스의 1600억 원어치 규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 인수를 거절했고, 같은 시기 중국 하이난항공은 이를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 항공 승무원이 항공편 내에서 제공하는 기내식을 선보이고 있다.(아시아나항공)

하지만 올해 3월 ‘게이트고메코리아’가 건설 중인 기내식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예정된 7월 1일에 기내식 공급을 맞출 수 없게 됐다.

아시아나항공은 결국 ‘게이트고메코리아’ 대신 소규모 업체 ‘샤프도앤코코리아’와 급하게 3개월 단기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샤프도앤코는 하루 3,000인분 정도 기내식을 생산하는 소규모 업체로 하루 2만 5,000인분을 소비하는 아시아나항공 규모에는 애초 맞지 않았다. 기대식 대란은 예고돼 있었던 것.

아시아나항공과 십수년간 기내식 사업 파트너로 지내오던 LSG도 단단히 화가 났다. LSG는 현재 “채권을 사달라고 부당하게 요구했다”는 이유로 아시아나항공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한 상태다.

LSG는 한국에서 아시아나항공 외에도 25개 항공사를 고객으로 둔 글로벌 최대 규모의 기내식 공급 업체다.

2일 현재 아시아나항공 국제선 여객기는 정상 운항을 시작했지만 기내식 공급은 아직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