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황색 구명환 두르고 한강 뛰어든 군인, 의인상 받는다

By 이 충민

지난달 27일, 중년 여성 A(47)씨가 한강 한복판에 빠졌다.

당시 한강변을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달리던 한 중년 남성이 이 광경을 목격하고는 주변 시민에게 자전거를 빌려 멀리 떨어져 있던 주황색 구명환을 챙겼다.

그는 이후 지체 없이 강물로 뛰어들어 150m 정도를 헤엄쳐 A씨를 구조했고 당시 이 광경을 지켜보던 시민들은 “와” “영웅이다”라고 환호했다.

그 사이 출동한 경찰이 신원을 묻자 남성은 “해군 출신입니다”라는 한마디를 남기고 사라졌다.

조선닷컴 캡처

이 같은 조선닷컴 보도를 접한 LG복지재단은 당시 ‘한강의인’으로 알려진 해군 김용우(51)중령을 찾아 8일 ‘의인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LG 의인상은 2015년부터 LG그룹이 사회적 본보기가 되는 사람들을 선정해 수여하는 상으로 이달 내로 상금 1000만원을 김 중령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LG그룹 관계자는 “김 중령이 일하는 국방부로 찾아가 조용히 상금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중령은 이 상금 전액을 순직한 해군 유자녀를 대상으로 장학사업을 하는 ‘바다사랑 해군장학재단’에 기부할 계획이다.

김 중령은 조선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저로 인해 바다사랑 해군장학재단이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기부를 결정하게 됐다”면서 “칭찬만으로도 너무 감사했는데 큰 상까지 받게 되니 몸 둘 바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군인은 전쟁터에서는 적과 싸우지만, 평시에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 본업”이라면서 “같은 상황이었다면 모든 군인이 나처럼 행동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중령은 학군사관후보생(ROTC)으로 임관해 올해로 28년 째 해군에 재직하고 있으며 내후년인 2020년 3월 30일 전역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