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정선 함백 마을에는 허리가 많이 굽어 ‘꼬부랑 할머니’라 불리는 이인옥 할머니가 계신다.
그런데 할머니에게는 ‘우렁각시’가 있다. 할머니 집에 밤, 낮 할 것 없이 누군가 찾아와 쌓인 눈을 치워주고 연탄을 갈아 놓는가 하면 심지어 떡까지 놓고 사라지기도 한다.
이 우렁각시는 바로 마을 주민이었다.
주민들은 “워낙 남한테 도움 받기를 싫어하셔서 몰래 안 할 수가 없다니까요!”라고 입을 모은다.
이인옥 할머니는 나이가 90이 넘었지만 남에게 신세지기를 아주 싫어하신다.
반면에 베푸는 건 아주 좋아하신다. 방문한 취재진에게도 즉시 빵을 권하신다.
“이거 빵 어제 (이웃 주민이) 갖다준 건데 우리 셋이서 하나씩 먹자. 별건 아니라도 같이 먹으면 좋잖아.”
할머니가 베푸는 것은 빵처럼 소소한 것만은 아니다.
과거 탄광촌이었던 강원도 정선 함백 마을에서 이인옥 할머니 부부는 자신들의 재산으로 초등학교까지 세웠다.
20년 전 세상을 떠난 할머니의 남편인 이강식 할아버지는 아이들에게 가난을 이겨 낼 지식을 채워주었고 이인옥 할머니는 아이들의 배고픔을 달래주었다고 한다.
이 초등학교 이름은 방제초등학교로 2회 졸업생 이재환씨는 “이 학교가 없었다면 한글도 깨우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정작 이인옥 할머니는 기초 생활 수급비로 생활하며 하루 한 번 배달되는 무료 도시락으로 세 끼를 모두 해결하신다.
평생을 일군 16,530㎡의 땅과 재산을 전부 기부하셨기 때문이다. 기초 생활 수급비마저도 모아 장학금으로 기부하신다.
이런 이인옥 할머니가 남긴 명언이 있다.
“돈은 똥이야. 쌓이면 악취를 풍기지만, 뿌리면 거름이 되지.”
평생 나눔과 베풂의 정신을 세상에 보여주셨던 이인옥 할머니.
할머니는 그렇게 세상에 큰 덕을 남기고 2015년 3월 1일 조용히 눈을 감으셨다.
이제는 더 이상 할머니를 만날 수는 없게 됐지만 할머니의 훈훈한 미소는 오래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