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우토로 마을 1세대로 ‘강제징용의 산증인’이라고 불리던 강경남 할머니가 별세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향년 95세.
23일 NGO단체 ‘지구촌동포연대’에 따르면, 재일 동포 강경남 할머니가 지난 21일 오후 눈을 감았다.
코로나19로 인해 가족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며, 오는 24일 발인이다.
강경남 할머니는 경남 사천에서 태어나 8살 때 가족과 함께 일본에 강제징용됐다. 지난 1944년에는 일본 우지시에 위치한 우토로 마을에 이주했다.
강경남 할머니는 우토로 마을 1세대 가운데 유일하게 생존자로 남았던 역사의 산증인이었다.
우토로 마을은 일제강점기에 조선인 1300여명이 군 비행장을 건설하면서 생긴 곳이다. 해방 이후에도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한 동포들이 이곳에 남아 어렵게 생계를 이어갔다.
지난 1987년에는 일본 정부가 몰래 마을 매각을 추진하면서 재일 동포들이 강제 퇴거 위기에 처했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한국인과 재일 동포들이 성금을 모아 땅을 구입해줬고, 그 덕분에 주민 150여명이 이주할 수 있었다.
강경남 할머니는 지난 2015년 MBC ‘무한도전’에 출연해 재일 동포들이 처한 차별의 아픔을 전했다.
당시 우토로 마을을 방문했던 하하는 할머니의 고향인 경남 사천의 풍경을 동영상, 사진으로 담아와 보여줬다.
이를 본 할머니는 “고향이 많이 변했지만 생각이 난다”라며 “나는 오늘 죽을지, 내일 죽을지 모른다. 그런데 이걸 봤으니 눈을 감고 편히 갈 수 있겠다”고 말했다.
강경남 할머니 앞에서 눈물을 참고 또 참았던 유재석은 “너무 늦게 와서 죄송합니다”라며 고개 숙여 울었다.
한편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는 SNS에 강경남 할머니의 별세 소식을 알리면서 “부디 하늘나라에서는 고향에 꼭 방문하시길 바란다”며 애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