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양대학교병원에서 음주 진료를 한 전공의가 생후 일주일 된 0.75kg 미숙아를 75kg으로 착각해 인슐린을 적정량의 100배로 처방했다.
이 소식이 보도되면서, 그때까지 진실을 모르고 있던 피해 미숙아 부모가 병원을 찾아 해명을 요구했다.
그러자 병원 측이 보인 반응은 “휴대폰부터 내놓아라”였다.
지난 22일 MBC ‘뉴스데스크’는 전날인 21일 보도한 서울 한양대병원 음주 진료 과실 사고의 후속 보도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앞서 지난해 2월 이 병원에서 산모 윤모 씨가 몸무게 750g의 미숙아를 출산했다.
미숙아였지만 아기는 잘 견뎌줬다. 그런데 태어난 지 일주일 되던 날, 고비를 잘 넘기고 있다던 아기의 상태가 갑자기 악화됐다.
저혈당 쇼크가 왔고, 혈압과 맥박이 현저하게 떨어졌다. 뇌출혈 2기에서 4기로 넘어갔다.
같은 날 아기의 담당 전공의는 SNS 대화에서 이같은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저거 오류야. 750g이야. 인슐린 백배가 들어갔어. 그냥 내 잘못이지 뭐”
생후 일주일 된 몸무게 750g의 미숙아를 75kg으로 착각, 혈당 조절 약인 인슐린을 적정량의 100배 치나 투여하는 사고를 낸 것.
해당 전공의는 근무 중 음주 사실이 발각돼 사유서를 쓴 인물이었다. 하지만 전공의는 당직 중 음주나 의료 사고 중 아무것도 징계를 받지 않았다.
그뿐만 아니었다. 뉴스 보도가 나오기 전까지 피해 미숙아 가족들은 의료 사고 사실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보도 이후에야 사실을 알게 됐다.
아기 어머니 윤씨는 “너무 작게 태어나서 그렇다 이런 식으로만 말씀하셨지 한 번도 자기들 처방에 대해서 말씀을 안하셨다”며 “차라리 그때 실수를 했으니까 큰 병원에 가라고 해줬으면 더 나쁜 상황까지 안 가지 않았을까”라고 토로했다.
아무것도 모른 채 항상 아기를 연약하게 낳은 자신들을 자책했다는 아기의 부모.
사실을 알게 된 이후 부모는 병원을 찾아가 해명을 요구했다. 병원 관계자가 찾아온 부모를 보자마자 한 말은 “휴대폰부터 내놓아라”였다.
사과는커녕 휴대폰 제출을 요구한 병원. 윤씨는 “(휴대폰으로) 녹음을 하실까 봐 그렇다고, 저희는 화가 나서 온 상황인데 취조받으러 온 죄인 같은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병원 측은 전공의의 음주 진료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처치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술 먹고 처치를 했지만 문제 될 만큼은 없었다. 아기에게 영향을 줄 만큼 잘못 처방, 처치한 건 아니다”
병원 측은 또 의사들의 음주 진료 의혹을 제기한 전직 병원 관계자도 접촉해 입막음을 시도했다.
전직 한양대병원 직원은 취재진에 “당신이 제보했냐고 이렇게 따져 물으시더라. 더 이상 일을 키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라고 증언했다.
당시 의료 사고를 당한 미숙아는 뇌출혈 4기 판정을 받고 뇌 손상으로 시신경이 마비됐다. 지금도 재활 치료를 받고 있지만, 여전히 혼자 기거나 앉지를 못한다고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