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친정 부모님을 모시고 살고 싶어요!”
결혼을 통해 한국으로 이주한 여성들이 권리를 보장해달라고 나섰다.
지난 15일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등 시민단체들은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결혼이주여성의 체류자격 규정을 완화할 것을 요구했다. 이주여성들의 권리를 보장하고 폭력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라는 이유다.
이날 이들은 지난해 유엔인종차별철폐위원회가 권고한 대로 결혼이주여성의 혼인관계가 종료된 이후에도 이혼사유나 자녀양육 여부 등과 상관없이 한국에 체류할 수 있도록 출입국관리법을 개정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단체들은 결혼이민자들의 가족들이 자유롭게 한국에 방문하고 체류할 수 있도록 가족초청 조건도 완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가족들이 곁에 머무른다면 결혼이주여성의 폭력 피해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이들은 설명했다.
기자회견문에서 단체는 “최근 남편으로부터 무차별 폭행을 당해 사회적 분노를 야기한 베트남 이주여성의 비극은 우리 사회가 이주여성 국내 유입 초기에 비교해 나아진 것이 없음을 보여준다”며 “수많은 이주여성이 폭력 속에서 결혼생활을 견디다 못해 우울증 끝에 자살하거나 남편의 폭력에 살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폭력피해에 이주여성들이 자주 노출되는 이유는 가족 결합권뿐만 아니라 가족 초청까지도 어렵게 만드는 출입국관리법 때문”이라며 “결혼 이주민들의 가족이 자유롭게 한국을 방문해 머물기 쉬운 환경을 조성한다면 불평등한 관계가 개선될 여지가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에는 이주여성과 인권단체 회원 등 200여 명이 참석해 ‘인종차별 OUT’, ‘우리도 친정 부모님을 모시고 살고 싶어요’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항의서한을 법무부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