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강진 여고생 A양 사건의 용의자 B씨가 다른 여성 실종 사건과 관련이 있는지에 대한 수사가 착수됐다.
전남경찰청 장기실종전담팀 관계자는 27일 “수사망을 교묘히 피해간 B씨의 행적 등을 감안할 때 지금까지 강진과 인근 지역에서 발생한 여성 실종 사건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며 관련 조사를 시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2000년과 2001년 6월 강진에서 1년 사이 여자 초등학생 2명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사건과 강진 및 인근 지역의 성인 여성 실종 사건이 B씨와 관련 있는지를 수사할 계획이다.
2000년 6월 15일 오후 강진 동초등학교 2학년이던 김성주(당시 8세) 양은 수업을 마치고 학교 후문에서 같은 학교에 다니던 오빠를 기다리던 중 실종됐다.
1년 만인 2001년 6월 1일에는 강진 중앙초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이던 김하은(당시 만6세) 양이 하교 도중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당시 두 아이를 봤다는 목격자의 진술이 있었지만 또래 아이들의 증언은 신빙성을 얻지 못하기에 초기수사부터 난항을 겪었다.
대규모 경찰인력이 투입돼 강진 일대의 야산 등 마을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수사에 들어갔으나 사건은 결국 미궁에 빠졌다.
18년이 지난 지금도 피해자의 가족들의 겪는 아픔은 크다. 2000년 실종된 김성주 양의 집에는 아직도 성주 양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었다.
김하은 양의 가족들은 행여 하은 양이 살아있는 것이 아닌지 전국 보호시설을 지금도 찾아다니고 있다.
특히 2015년 방송 당시 공소시효가 지났음에도 “수사를 포기하지 말아달라”고 울부짖는 실종된 김하은양 아버지의 인터뷰는 국민들이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던 장면이 되기도 했다.
두 사건 모두 이번 여고생 실종 사건과 같은 달인 6월에 발생한 데다가 당시 B씨는 두 아이가 실종된 곳에서 불과 10여㎞ 떨어진 강진 도암면에 거주했다.
경찰은 또 2016년부터 현재까지 전남도내 22개 시·군에서 실종된 성인 여성 155명 가운데 강진(2명, 2016년과 2017년 각 1명)과 인근 지역인 해남(7명)·영암(15명)·장흥(11명)에 유난히 실종 여성이 많은 점과 B씨의 관련성도 따져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