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동 여경 논란’ 이후 여성 경찰관의 체력검정 기준이 약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지난 21일 민갑룡 경찰청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여경의 체력검정과 관련된 문제를 인식하고 경찰개혁위원회에서 진지하게 논의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찰관의 직무집행에 필요한 체력 등을 판단, 적응 과정을 거쳐 전체 경찰 모집에서 체력 기준을 끌어올리겠다”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여성 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 27일 61개 여성 단체로 구성된 한국여성단체협의회는 “대림동 공무집행방해 사건과 관련, 경찰청의 여경 체력검정 보완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에서 협의회는 “체력검정 절차 보완은 이번 논란 이후 여경의 체력을 문제 삼으며 ‘여경 무용론’을 주장한 일부 여론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이는 경찰이 다양한 역량을 필요로 하는데도 불구하고, 물리력이 경찰의 가장 주요한 역량이라는 남성주의적 인식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또 “남성 경찰관도 가해자 제압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다. 경찰의 물리력을 문제 삼는다면 여경이 아닌 경찰 전체의 문제로 여겨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협의회는 “이번 대림동 공무집행방해 사건은 여경의 체력이 아닌, 공권력 경시가 문제 돼야 할 사건”이라며 “경찰청의 후속 조치가 여경의 체력검정 절차 보완이 아니라 공권력 경시 풍조에 경종을 울리는 방식으로 이뤄지길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같은 논란은 지난 13일 발생한 ‘대림동 경찰 폭행 사건’이 그 시작이었다.
당시 경찰관이 취객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여경의 대처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왔고, 일각에서는 ‘여경 무용론’과 같은 강경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것이 여경의 체력검정 기준을 보완해야 한다는 데에까지 이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