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인 어제(8일), 불난 집에서 93세 어머니 대피시키고 목숨 잃은 50대 아들

By 김연진

어버이날이었던 어제, 어머니를 대피시킨 뒤 화재로 목숨을 잃은 아들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애도의 물결이 일고 있다.

지난 8일 인천 삼산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새벽 4시 45분께 인천 부평구 삼산동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최초로 불이 난 곳은 이 아파트의 14층이며, 화재 발생 후 36분 만에 진압됐다.

14층 내부에서 연기가 퍼지면서 이곳 주민 20여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또한 아파트 14층 거주자인 A(50)씨가 숨졌다. 다른 주민 2명은 연기를 흡입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화재가 났을 때 A씨는 집에서 불이 난 것을 확인한 후 곧장 93세 어머니에게 달려갔다.

A씨는 당시 방에서 자고 있던 어머니를 깨워 밖으로 대피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에서 어머니는 “아들이 깨웠을 때 집에 연기가 가득했다. 거실에서 불이 난 것을 보고 밖으로 대피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피하고 한참 뒤에도 아들은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A씨가 집 밖으로 나오지 못한 이유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에 경찰은 A씨가 어머니를 대피시킨 뒤 집 안에 남아 있다가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명확한 사인을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A씨의 부검을 의뢰한 상태다.

또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는 등 사고 경위를 파악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