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에 사람이 있을지 모릅니다!”
그 소리를 듣고 망설임 없이 화염을 뚫고 들어간 20대 소방관이 세상을 떠났다.
지난 30일 새벽 울산 상가 화재 현장에서 불길을 헤치고 인명을 수색했던 중부소방서 구조대 소속 29살 노명래 소방사가 숨을 거뒀다.
전날인 29일 오전 5시께 울산 중구 3층짜리 건물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관들은 화재 진압과 함께 인명 수색에 나섰다.
당시 건물에 머무르고 있던 시민들은 자력으로 대피한 상황이었는데, 주변에서 “불이 난 3층에서 가끔 직원들이 숙식한다”는 말이 들려왔다.
그 말을 들은 노명래 소방사를 비롯해 대원 5명이 곧바로 불길이 치솟는 건물로 진입했다.
노명래 소방사 등 5명이 들어간 지 20분가량 지났을 때였다. 건물 내부에서 불길이 급격히 거세졌다.
“혹시 있을지 모른다”던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건물에 갇힌 대원들은 검붉은 화염에 쫓기다 3층 유리창을 깨고 긴박하게 탈출을 시도했다.
이들은 밖으로 몸을 던졌고, 4명은 화상을 입었으며, 1명은 허리 통증을 호소했다.
이들 중 노명래 소방사가 등과 몸을 중심으로 살갗이 익는 등 2도 화상을 입어 부상이 가장 심했다.
노명래 소방사는 긴급히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상태가 위중해져 끝내 다음날인 30일 새벽 순직했다.
노명래 소방사는 특전사 출신으로, 지난해 1월 임용돼 구조대 소방관이 된 지 1년 6개월을 갓 넘긴 막내 대원이었다.
올해 2월 혼인신고를 하고 코로나19 때문에 미뤄둔 결혼식을 3달 뒤인 오는 10월 올리기로 했던 예비 신랑이기도 했다.
소방관 동료들은 “어린 나이에도 차분한 성격에 배려심이 많고, 힘든 출동과 훈련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소방관이었다”고 전했다.
노명래 소방사의 영결식은 오는 2일 오전 10시 울산시청 광장에서 울산광역시장으로 거행된다.
또 소방 당국은 장례 절차와 영결식 등을 지원하고 1계급 특진을 추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