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공급 차질 사태가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2일에도 기내식을 싣지 못해 비행기 출발이 늦어지고 일부 항공편은 기내식이 없는 상태로 이륙하는 상황이 속출했다.
이날 오후 5시 기준으로 아시아나 국제선 18편이 1시간 이상 늦게 출발했으며 16편은 기내식이 없거나 부족한 상태로 운항됐다.
한겨레 취재에 따르면 현장은 ‘아수라장’이었다. 인천공항에서는 비행기 출발 지연 이유와 시간을 제대로 공지받지 못한 승객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이 신문에 따르면 하와이로 신혼여행을 떠나기 위해 기다리던 한 승객은 “아시아나항공이 공항 식당에서 밥을 먹고 오라며 식사 쿠폰을 줬지만 시간이 늦어 공항 식당은 닫혀 있었다”며 “결국 쫄쫄 굶은 상태에서 비행기를 탔다”고 전했다.
또 승객들은 길게는 3~5시간이나 도착이 늦어져 연결편 비행기 탑승 등에 어려움을 겪는가 하면, 승무원들은 잇따르는 승객 항의를 감당하며 ‘빈 속으로’ 노동을 버티고 있어 안전 문제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1일 기내식 부족 여객기에서 일한 승무원은 “승객들에게 식사를 하나라도 더 제공하느라 승무원 몫의 기내식은 없어 굶은 상태로 면세품을 팔고 라면을 끓였다”며 “승객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승무원들을 굶기는 것은 비행 안전에 좋지 않다”고 말했다.
직장인 익명게시판 앱 블라인드에도 “몇백명 목숨 책임자인 기장도 라면 하나 음료수 하나 초라하게 챙겨받았다” 등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기내식 공급 부족 ‘대란’이 최대 석달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재 기내식을 공급하는 소규모 업체 ‘샤프도앤코’는 평소 하루 3천식을 공급하던 업체로 2만~3만식이 필요한 아시아나항공의 주문량을 감당할 정도로 업무가 숙련되려면 꽤 오랜 기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발생한 ‘기내식 대란’은 아시아나항공이 중국투자를 받기 위해 기내식 공급업체를 기존 독일 기내식 업체 LSG에서 중국 합자회사 ‘게이트고메코리아’로 교체하는 과정 중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2월 아시아나항공의 모회사인 금호홀딩스는 중국 하이난항공과 합작회사인 ‘게이트고메코리아’와 30년 장기 기내식 서비스 공급 계약을 맺은 바 있다.
하지만 올해 3월 ‘게이트고메코리아’가 건설 중인 기내식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예정된 7월 1일에 기내식 공급을 맞출 수 없게 되자 급히 ‘샤프도앤코’와 3개월 단기 계약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