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하이항(HNA)그룹 왕젠(57) 회장이 프랑스 출장 중 기념 촬영을 하다가 추락해 사망했다.
5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왕 회장은 3일 오전 프랑스 프로방스의 작은 마을 담 위에서 기념사진을 찍던 중 추락해 사망했다.
담 높이는 1.2m에 불과했으나 담 너머에는 바위가 깔린 낭떠러지가 있었다. 왕 회장은 추락 직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왕젠 회장의 하이항그룹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대란 사건과도 관련이 있다.
지난해 2월 아시아나 항공은 기존 거래업체와 계약을 끊고 하이항그룹 산하 ‘하이난항공’과 합작 회사(게이트고메코리아)를 세우고 30년간 기내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올해 3월 게이트고메코리아에서 화재가 나면서 기내식 공급이 중단됐고, 아시아나가 새 공급업체를 찾는 과정에서 기내식 공급 문제가 발생한 것.
같은 시기 하이난항공은 금호홀딩스 회사채 1600억원을 인수했는데, 아시아나가 기존 거래업체와 계약을 중단하고 하이난항공 쪽으로 넘어간 이유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프랑스 당국의 부검에서 의심스러운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왕젠 회장의 죽음을 둘러싸고 여전히 갖가지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일단 하이항 그룹이 시진핑 국가주석의 오른팔 왕치산 부주석 일가의 비리와 연루됐다는 의혹과 연결 짓는 분위기가 짙다.
미국으로 망명한 갑부 궈원구이는 ‘하이항그룹’ 산하 ‘하이난항공’이 왕치산 부주석 일가가 실질적으로 소유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동안 하이항 그룹은 공격적인 해외 인수로 그룹의 규모를 키워냈지만 최근에는 정부 자본유출 제한 정책으로 자금 경색을 겪으면서 지분 매각에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