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를 불안에 몰아넣은 일명 ‘에바가루’ 차량에 대해 정부가 리콜이 아닌 공개 무상수리를 권고했다.
국토교통부는 에어컨을 켜면 에어컨 증발기(에바포레이터)에서 흰 가루가 뿌려지듯 나오는 현대기아차 쏘렌토와 스포티지, 투싼 등 29만 여대에 대해 무상수리를 권고했다고 27일 밝혔다.
국토부는 에바가루 논란으로 인해 청와대 국민청원 추천인원이 1만명에 육박하고 이와 관련된 국민청원이 늘어남에 따라 관련 기관에 공식 조사를 요청한 바 있다.
국토부의 의뢰를 받은 한국세라믹기술원은 차량에서 시료를 채취한 흰색 가루를 분석한 결과, 주요 성분이 수산화알루미늄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수산화알루미늄에 과다 노출되면 노인성 치매, 비결정성 폐섬유증, 기흉, 뇌병변, 빈혈, 신장 독성 등을 일으킬 수 있다고 의료계는 경고하고 있다.
그동안 현대기아차는 일부 차량에 대해서만 비공개 무상 수리를 진행해왔다.
국토부의 공개 무상 수리 권고에 따라 부품과 장비 등이 준비되는 다음달 27일부터 쏘렌토, 스포티지, 투싼 등 3개 차종 29만 여대 소유자에게 개별 통지 후 전면적인 점검 및 수리를 진행하게 된다.
하지만 소비자주권시민회의 등 소비자단체들은 “그간 제보와 사진을 종합해 보면 현대 그랜저 IG, 기아 K7, 기아 카니발 등 차종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계속해 발생하고 있다”며 “소비자를 기만하지 말고 전면적인 리콜을 즉시 시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동차관리법 제31조 제1항에 명시된 바에 따르면 차량 리콜을 하려면 자동차부품이 자동차안전기준 또는 부품안전기준에 적합하지 않거나 안전운행에 지장을 주는 결함이 발견 되야 한다. 국토부는 에바가루 발생은 두 가지 기준 모두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리콜이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리콜은 회사측이 제품의 결함을 발견해 보상해 주는 소비자보호제도로 결함보상, 소환수리라 한다. 리콜은 반드시 신문이나 방송 등을 통해 그 내용을 알리고 소비자와 직접적으로 연락을 취해 점검을 받도록 해야 한다.
반면 무상수리는 리콜과 달리 공지에 대한 강제성을 갖지 않고 안전과 관련된 문제가 아니라는 판단이 전제되기 때문에 그 내용의 차이가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