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전 사라진 엄마가 정신병원에서 33kg의 뼈만 앙상한 채로 발견되어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29일 MBC ‘뉴스데스크’에서는 23년 만에 정신병원에서 엄마를 찾은 딸의 이야기를 단독 보도했다.
제보에 따르면 실종된 엄마 김옥선 씨는 지난 1995년 2월 서울 보문동에서 사라졌다. 당시 김씨의 나이는 51살이었다.
딸들은 직장까지 그만두고 김씨를 찾았지만 끝내 찾지 못했고, 결국 김씨는 지난 2006년 결국 법원에서 사망 처리됐다.
가족들은 엄마 김씨를 찾을 수 없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체념한 채 12년의 세월을 보내야 했다.
그러다가 2018년 1월 서울시립 여성보호센터에서 김씨를 찾았다는 연락을 받게 됐다.
하지만 꿈에 그리던 모친을 다시 볼 수 있게 됐다는 기쁨도 잠시였다.
여성보호센터 측 설명에 따르면, 김씨는 정신병원에 수용되어 있었고 폐렴으로 위독한 상태였다.
부랴부랴 정신병원으로 향한 가족들은 33kg으로 야위어 버린 김씨의 모습을 보고 눈물을 쏟았다.
작은딸은 “(엄마가) 밥을 얼마나 못 먹었는지 우리를 보자마자 우유 하나만 달라고 했다”며 울먹이며 당시 만남의 순간을 설명했다.
도대체 김씨는 그동안 어떤 일을 겪었을까. MBC 취재결과 실종사건의 어이없는 전말이 드러났다.
김씨는 실종 한달여만에 경찰에 발견돼 청량리 정신병원으로 넘겨졌다.
병원 측은 얼마 뒤 김씨를 서울시립 여성보호센터로 인계했고, 다시 이후 김씨는 23년간 서울과 수도권 정신병원 3곳을 떠돌아다녔다.
김씨는 “남편도 있고 딸 이름도 이야기했는데 안 찾아주니까 ‘애들이 날 버렸나 보다’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신상기록카드에는 김씨는 가명으로 기재됐지만 남편과 두 자녀 이름은 제대로 기재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경찰에 의뢰했으나 확인이 잘되지 않았던 것 같다. (지문대조를 했지만) 계속 찾아도 찾아지지 않아서 보호한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서울시립 여성보호센터 역시 “수차례 신원확인과 연고자를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인력의 한계로 빠르게 처리할 수는 없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서울시의 해명과는 김씨의 지문은 2008년 이미 확인된 사실이 취재진에 의해 밝혀졌다.
또한 서울시립 여성보호센터는 지난 2017년 기초연금을 받게 해주겠다며 김씨의 실종선고 취소소송까지 낸 것으로 드러났다.
병원측은 김씨가 공격적 행동을 한다며 결박한 뒤 신경안정제를 투입하고, 매달 건보공단에 130만원씩 의료급여를 청구해오고 있었다.
허술한 실종신고 대응과 의료비 불법청구를 위한 감금이 의심되는 상황.
김씨의 딸들은 서울시와 여성보호센터, 정신병원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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